[교수님은 스무살] 돌아보면 가장 치열했고 빛났던 20대
[교수님은 스무살] 돌아보면 가장 치열했고 빛났던 20대
  • 고대신문
  • 승인 2020.06.0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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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이 20대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장 빛나던 시절이 20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중의 하나다.

 20살이 되기 이전 고등학교 생활은 구속과 억압의 연속이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틀 속에서 아무런 선택의 여지 없이 정해진 대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날개를 펼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억압의 사슬이자 불행일 수밖에 없다. 그랬기에 스무 살이 되어 내가 원하는 대학에 내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참으로 기쁘고 행복했다.

 고3의 힘든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여유, 자유로움, 그리고 새로운 기회들을 마음껏 활용한다. 그러나 법대생과 의대생은 입학 직후부터 또 다른 3 시절에 못지않은- 학업 스트레스에 내몰리게 된다. 당시 고대 법대 동기들은 99% 사법시험의 재학 중 합격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1학년 때부터 고3 시절 이상의 치열한 수험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런 힘든 수험생활도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한 것일 때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어려운 법학 공부였고 대학 동기들 간 경쟁도 치열했다. 때때로 내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 회의하기도 했고, 함께 공부하는 대학 동기들에 비해 나만 뒤처진 것 아닌가, 내가 법학에 적성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좌절감에 휩싸이곤 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그리고 이 길의 끝에는 내가 원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힘든 과정을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아직 채 50이 되지 못했지만, 내 삶에서 가장 치열했고 그 치열함으로 인해 가장 빛났던 시기가 20대가 아닌가 싶다. 당시 나는 내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별로 없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교수가 되어 그때 당시의 나와 비슷한 학생들을 보면, ‘, 나도 그때 그랬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특별히 예쁜 얼굴도 아니고 제대로 꾸밀 줄도 몰랐지만, 자신의 인생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그 모습 자체가 순수한 아름다움일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당시 내 대학 동기들도 대부분 나와 비슷하게 회의와 불안과 좌절감을 겪었다고 한다. 단지 자존심 때문에 이를 표 내지 않으려 애썼을 뿐이라는 것이다. 졸업 후 20년도 넘은 지금은 웃으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하지만, 그 치열함을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들이다.

 가장 치열하고 힘들었던 나의 20, 행복했지만 고통도 못지않았던 그 시절은 내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되었고, 다시 고려대학교로 돌아오기 위해 독일 유학을 떠나는 것으로 끝났다.

 

차진아 본교 교수·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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