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

  미국을 울린 6살 조지 플로이드의 딸이 한 말이다.

  5월 말 미국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 무릎에 짓눌린 플로이드는 숨을 쉬지 못하겠다는 말과 함께 코피를 흘리며 숨졌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 특히 흑인 차별 반대 시위의 발단이 돼 미국의 고질적인 흑인 차별 문제를 전 세계에 재조명했다. 이 사건이 단지 공권력을 이용한 과잉진압과, 체포자의 사망 때문에 주목 받은 것은 아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법으로는 없어졌지만, 미국 사회에서 아직 지워지지 않은 차별의 장벽에 갇힌 사람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다.

  여전히 미국 사회에서 흑인은 백인보다 가난하고 약자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백인과 흑인의 평균 가계 수입은 약 3만 달러 차이 났다. 격차는 실업률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흑인 남성 실업률은 6.6%로 백인 남성의 3.3%보다 2배다. 미국 남성 전체 평균인 3.7%와 비교해 봐도 훨씬 높다. 소득 불평등, 일자리 불평등은 건강 불평등과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불평등 구조가 더욱 고착화된 거다. 거기에 흑인 혐오와 백인 우월주의까지 겹쳐져 아직까지 흑인들은 차별의 굴레에 갇혀 있다.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짐 크로우법이 1965년에 폐지됐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았다. 지금 흑인들은 법과 서류, 족쇄로 묶여있던 노예 시절보다도 더 탈출하기 힘든, 구조적 사슬로 묶인 것과 같다. 차별은 여전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차별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시위가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없애는 균열점이 돼야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구조적인 흑인 차별에 대한 전 세계의 주목이 필요하다.

 

 

송유경 기자 c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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