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가 비대면 원칙으로 진행되면서, 온라인상의 부정행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온라인 시험상의 부정행위를 막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부정행위를 기술적으로 막는 시스템을 구축한 전문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Ntest’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자가 시험 도중 화면을 캡처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동작을 취하면 바로 시험 창을 종료시키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여러 명이 모여 시험 정답을 공유하려는 경우에도, 미리 수집한 응시자의 위치정보와 IP주소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감지할 수 있다.

Ntest의 온라인 시험 플랫폼에서는 응시자가 동일한 IP로 접속한 경우 응시불가 공지가 뜬다
Ntest의 온라인 시험 플랫폼에서는 응시자가 동일한 IP로 접속한 경우 응시불가 공지가 뜬다.

 문제는 비용이다. Ntest에 따르면, 전문업체를 통해 시험을 보는 경우 한 사람당 1000원에서 1만 원까지 응시비용이 발생한다. Ntest 측은 대학별로 학습관리시스템에 탑재된 온라인 시험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은 부정행위 방지 기능이 부실하다추가비용의 발생을 우려해 기존 시스템에 머무르는 대학이 대부분이라 말했다.

 컴퓨터에 장착 가능한 기기로 부정행위를 막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지만,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심재창(안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카메라와 키보드를 이용해 온라인 시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수험생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키보드로 입력할 때 발견되는 속도·간격 등의 패턴을 이용해 대리시험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카메라로 응시자의 얼굴을 계속 촬영해 부정행위를 막는 방법도 있지만, 화면 밖의 책이나 전자기기는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심재창 교수는 화면 밖에 있는 책이나, 스마트폰까지 잡아내기 위해선 카메라가 두 대 이상 필요하고, 사각지대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견 묻는 시험으로 바꿔야

 기술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교수들은 시험방식 자체를 부정행위가 불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계산이 필요한 과목의 경우 시험문제의 개수를 늘려 부정행위를 할 시간 자체를 없애거나, 오픈북 시험을 진행해 암기 내용이 아닌 학생의 의견을 묻는 방식을 택했다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 박만섭(정경대 경제학과) 교수의 경제원론I’ 중간고사를 본 학생들은 제한시간 70분 이내에 70문제를 풀어야 했다. 학생마다 문제 순서를 다르게 배열해 학생들이 답안에 대해 서로 논의할 수 없도록 했다. 박만섭 교수는 대리시험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건 학생들의 양심을 믿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수강자 547명을 일일이 화면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현재 자원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학부 전공과목인 방송론을 강의하는 이헌율(미디어학부) 교수는 이번 학기엔 암기식 이 아닌, 의견을 묻는 형태의 문제를 냈다. 컴퓨터 카메라를 켠 상태로 시험을 보게 했다. 이헌율 교수는 카메라를 켜게끔 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을 다 주시하기란 쉽지 않고, 기술적 방안이 부정행위를 막는 근본적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의 시험방식이 온라인 시험을 통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바탕으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민(본교·문과대학) 강사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는 수업내용을 자신의 문제로 고민하고 활용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 남민서·조영윤 기자 press@

사진제공 | N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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