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청년들은 공정에 민감하다. 20대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일상은 공정할 것이라 믿어지는 평가방식 아래 점수 매겨지고, 등급을 부여받으며 살아온 탓이다. 이미 그들의 삶은 평가와 결과라는 단순한 규칙이 지배하는 우주에 살고 있다. 올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30세대의 민원이 지난해 전체 민원의 50.2%를 차지했다. 그사안의 대부분은 교육, 시험, 채용의 공정성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공정은 절차의, 그리고 결과의 승복을 위한 정의다. 절차상 문제가 없고, 결과값이 노력에 비례한다면 공정한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나눠야 하는 재화가 무한대일 때 언급되지도 않겠지만, 한정된 재화라면 공정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같은 20대 청년들이 선망하는 자리로 향하는 과정엔 더욱 엄밀한 공정의 잣대가 등장한다.

  정규직을 꿈꾸던 청년들에겐 그들이 오래도록 붙잡고 있던 스펙과 면접, 통과의례로서의 시험이 공정 절대치이다. 공기업 취준생만이 아니다. 입시부터 취업까지 오로지 시험만이 경쟁사회의 존속을 가르는 절대적인 잣대였던 셈이다. 그런 잣대가 인국공 정규직화 과정에서 부정당한 것에 대해 청년들은 분노했다.

  수없는 시험과 면접을 거치며 성장하는 가운데 청년세대가 얻은 공정의 시야는 눈 앞에 놓인 상황으로 한정돼갔다. 자신이 기반한 불공정한 구조는 시야밖에 놓여 있고, 줄어든 시야에 포착된 상황만이 분노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시야를 또 다른 기성세대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이들의 편협성만을 탓하고는 한다.

  태어날 때부터 핸드폰이 있던 모바일 네이티브세대처럼, 2020년 청년세대는 IMF 이래 불공정한 구조 위에서 당연하게 생존해왔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보지 못 하는 거다. 시야 내의 불공정엔 혹독한 철퇴를 날려도, 시야 밖의 불공정은 쉽게 보지 못한다. 청년들이 인국공은 봤고, 보안검색요원은 못 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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