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

 

  문재인 정부 출범(201759)이후 금년 6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서울시 중위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을 한국감정원 자료를 인용하여 살펴보면 57.6%가 상승했다. 이를 세분해보면 강남4(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의 경우 각각 59.7%, 57.7%, 54.8%, 67.3%가 상승했고 마··(마포, 용산, 성동구)지역은 각각 84.8%, 80.6%, 77.3%가 상승했다. 서울의 대표적 중·서민층 주택가인 노··(노원, 도봉, 강북구) 역시 다른 지역보다 다소 낮기는 하지만 각각 50.5%, 33.5%, 35.9%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지역의 주택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정부가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공급법칙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도 3년 동안 규제만 해 온 결과가 폭발한 셈이다. 이제는 무주택 서민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급기야 지난 56일 수도권에 7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번에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여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서울에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주택을 공급할 토지도 부족하지만 서울시민의 허파와 같은 녹지를 훼손하여 택지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그 면적과 세대수가 크거나 많지 않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양의 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지금 추진되고 있는 2, 3기 신도시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그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3급지 중전답이나 잡종지 상태의 토지들만 해제하고 녹지는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주택지 중 노후·불량해진 지역(재개발·재건축 등)을 다시 재개발하도록 규제를 완화하여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지난 2004년 정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주거지역 300%의 용적률을 1, 2, 3종으로 종 세분화하여 각각 200%, 250%, 300% 이하로 조정하고 시·도 조례로 정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20137월에는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의 주거지역 최고 높이를 49층에서 35층으로 낮추면서 서울스카이라인을 설정해 고밀도 개발을 막았다. 여기에 이번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사업 등 정비사업을 규제하고 나서 공급은 더 축소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에 택지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여 규제를 완화하여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뒤 따르지 못하면 결국 주택가격은 상승하여 집없는 서민들만 힘들어진다.

  또 한 가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세제를 강화하여 주택소유자들을 어렵게할 것이 아니라 공급확대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71213일 정부가 추진하기 시작한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방안으로 금년 5월말까지 무려 156900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등록을 했다. 문제는 이 주택들은 4년 또는 8년 동안 임대를 놔야하기에 일반 매각을 할 수가 없어 시중에 매물로 나오지 못한다. ,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 주택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10대책에서 정부는 취득세와 양도세 그리고 종합부동산세까지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 오히려 이 주택들이 일반 매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정해서라도 양도세를 낮춰 매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만 주택공급이 늘어나고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

  지난 1989년부터 공급을 시작한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의 총 가구 수가 292000 가구인 점을 감안한다면 3월말 기준으로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1569000 가구 중 일부라도 매물로 나올 경우 신도시급에 해당하는 주택이 시장에 나오게 돼 매우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하여 부동산시장을 규제하기 보다는 시장을 달래가면서 시장에 순응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