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전환방식·채용방식 두고 계속 합의안 바뀌어
3년간 전환방식·채용방식 두고 계속 합의안 바뀌어
  • 남민서, 최낙준 기자
  • 승인 2020.07.2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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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사측 입장차만 생기고
실질적 합의는 여전히 못 이뤄

  청년과 공정성 문제로 주목받았지만, 인국공 사태의 진원은 노노, 노사 간 이해충돌에 있다. 621직고용전환으로 사회의 시선이 일제히 몰렸지만, 정규직 전환을 두고 노사 합의가 정식화된 건 2017년부터다. 20175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정부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세부내용 합의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노··전문가 협의회에 맡겼다.

  올해 2월까지 협의회는 세 차례에 걸쳐 합의안을 작성했지만, 세 번의 합의 모두 일부주체의 서명이 빠진 반쪽 합의였다. 당시 정규직화 논의의 주체였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인 보안검색 노조, 소방대·보안경비 등이 포함된 인천공항지역지부 등은 직고용 인원수, 채용절차, 합의안 문구해석 등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노, 노사 간 이해가 얽힌 공사의 정규직화 과정을 돌아봤다.

  ① 정규직 노조, 무리한 정규직화 반대

  20171226일 첫 번째 합의 당시, 합의 사항은 소방대, 야생동물 통제, 보안경비 중 일부, 보안검색 직원 등 2940명을 직고용하는 것이었다. 공사와 인천공항지역지부, 보안검색 노조의 전신 격인 보안검색 직장협의회가 동의한 사항이지만, 정규직 노조는 반발했다. 공사가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정규직 노조) 허인무 사무국장은 생명·안전 업무를 하는 직원을 직고용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사가 검토한 결과 870명가량이 직고용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합의를 앞둔 12월에 2940명으로 과도하게 늘어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규직 노조의 반대 입장에는 시차가 있다. 1차 합의 당시 정규직 노조가 특별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공사와비정규직 노조는 주장한다. 이후 바뀐 집행부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1차 당시의 합의 사항을 뒤집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② 채용비리 의혹에 공개경쟁 도입, 비정규직 노조 반발

  그러던 중 인국공 내부에서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2017512일부터 2018111일까지 공사의 용역업체가 신규 채용한 3604명 중 44명이 공사 관계자의 친인척이었다. 이에 20181226일 진행된 2기 합의에는 2017512일 이후 비정규직 입사자의 정규직화 과정에 공개경쟁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2017512일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방침을 발표한 날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날짜 이후에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며 기관이나 용역업체 임직원들의 친인척등이 새롭게 채용됐을 개연성이 높다며 보다 강화된 검증단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엔 비정규직 노조인 인천공항지역지부가 반발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한재영 조직국장은 “1기 때 합의가 끝난 채용방식을 뒤엎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보내왔다비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거듭되자 정부가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③ 자회사로 임시 편제하자 보안검색 노조 반대

  세 번째 합의에선, 직고용 대상이었던 보안검색요원의 신분이 문제가 됐다. 항공보안법, 경비업법, 통합방위법상 보안검색요원은 특수경비요원 신분이다. 무기를 소지할 수 있는 특수경비요원은 항공산업, 부동산 임대업을 주된 업무로 삼는 공사 측이 직고용할 수 없는 대상이다. 이에 합의안에선 직고용 대상에서 보안검색요원이 빠졌다. 법적 문제 해소를 고려해 이들의 소속을 별도의 자회사로 편제시켰다.

  보안검색노조는 해당 합의안을 당일에서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보안검색노조 김원형 공동위원장은 전날 기습적으로 공문을 보내 회의에 나갔더니 공사의 일방적인 합의안이 마련돼 있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특수경비요원 신분을 청원경찰로 전환하면법적 문제가 없어지는데도, 공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원형 공동위원장은 법적 문제가 해결된 뒤 직고용한다는 내용도 없어서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④ 일방적 직고용 발표에 논란은 계속 진행 중

  621일 공사가 보안검색 직원 1902명을 청원경찰신분으로 전환해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3기 합의 당시, ‘항공보안법, 경비업법, 통합방위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 해소를 고려하여 별도회사로 편제, 운영한다는 합의안의 문구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정규직 노조와 공사는 비정규직 전환자들의 거취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공사는 당시 자회사 편제는 법적 문제 해소를 고려해 임시로 이뤄진 것을 강조한다. 청원경찰 신분 전환으로 법적 문제는 해소된 지금 직고용을 유지하는 것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봤다. 반면, 정규직 노조는 법적 문제는 없어도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꾼 것은 3기 합의에 어긋나기에 자회사 편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 개정을 거쳐야만 직고용이 가능하다는 당시 입장을 공사가 번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규직화 중 발생한 논란이 내부에서 아직 식지 않은 상황이지만, 공사는 보안검색직원의 직고용은 정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달부터 보안검색 직원에 대한 세부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연내에 채용을 완료하기로 했다. 공사 측은 채용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탈락자 지원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노조는 직고용 철회를 고수 중이다. 비정규직 직고용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남민서·최낙준 기자 press@

인포그래픽윤지수 기자 ch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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