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나에게 울림을 준 스포츠 영웅들의 한마디
[독자투고] 나에게 울림을 준 스포츠 영웅들의 한마디
  • 고대신문
  • 승인 2020.07.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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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스케이트 선수라는 꿈을 품고,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 내 인생의 절반인 10년 시간 동안 지냈던 선수 시절을 떠올려 본다.

  여러 전국대회에 출전해 많은 메달을 목에 건 것, 페어 종목으로 국가대표 선수가 돼 태극마크의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입은 것, 국내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종목에서 포인트를 따낸 것 등 너무나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솔직히 표현하면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힘들고, 슬프고,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평창올림픽 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외롭고 긴 여정을 걷고 뛰어오면서 부상당하고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운동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슬픔과 좌절감 속에서도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바로 스포츠 영웅들이 전하는 명언이었다. 그들의 수많은 경구 중에서 특히 내게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해 준 말들을 소개하고 싶다.

2015 국내 랭킹전에서 리프트라는 페어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2015 국내 랭킹전에서 리프트라는 페어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라.” 2016년에 세상을 떠난 복싱 역사상 세계 최고의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무하마드 알리선수가 남긴 말로 유명하다. 나는 알리의 수많은 명언 중에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사람은 인생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라는 구절을 통하여 내 마음에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 한마디에 힘입어 한국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큰 꿈을 향해 도전하고 이뤄낼 수 있었다. 나는 피겨를 시작하고 6년간 여자 싱글 선수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싱글보다 더 도전적이며 매력적인 종목을 원했고, 그것이 바로 페어라는 종목임을 깨달았다. 당시 국내에서 싱글 종목이 아닌, 남자선수와 여자선수가 한 팀이 되어 호흡을 맞추는 페어종목은 생소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도 거의 없었다.

2016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프리프로그램 작품을 관중들에게 선보이는 모습.

  그렇기에 페어 종목으로 전향하고 싶어도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교육 및 훈련 시스템, 남자 파트너와 전문 코치의 부족으로 시작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페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활을 모두 접고 남자파트너와 전문적인 페어 코치가 있는 해외로 진출해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야 했다. 그 두려운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리 선수의 한마디가 나의 결단에 큰 계기가 됐다.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사람은 인생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함께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어 모든 두려움을 뒤로 한 채 미국으로 향했다. 마침내 그 도전 덕분에 나는 2015~20174차례의 국내 페어 종목 경기에서 1, 2018 평창 올림픽 대표선수 발탁, 한국에서 개최된 사대륙 선수권대회경기 출전, 한국 최초 페어 월드 포인트 획득이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이렇듯 알리 선수의 독려가 내 인생에서 큰 전환점과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또 하나의 깊은 감명을 준 명언은 같은 종목의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해준 말이었다. 아무래도 같은 종목의 선배였기에 다른말들보다 더 공감이 갔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고 한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과 1초를 참아내는 것이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이다.

  고된 훈련을 하다 보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숨을 쉴 수가 없고, 근육과 인대 하나하나가 떨리고, 신체적으로 너무 힘든 나머지 뇌에서 계속해서 그만하라는 신호를 몸으로 보낸다. 하지만, 이 순간을 참고 그 고통을 뛰어넘어야만 기량이 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다. 물이 99도에서 끓지 않는 것, 하지만 마지막 딱 1도를 더 올리면 팔팔 끓는 것. 바로 한계를 뛰어 넘는 그 순간이다. 그 힘든 훈련 속 매 순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한다면 나의 기량과 기술은 평생 제자리일 것이다. 낮은 온도에서 시작해 99도까지 올려놓았던 그 시간과 노력이 보람도 없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점프 기술을 연마하며,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넘어져도 다시 속도를 내 뛰어오른다. 마지막 1도를 채우기 위해 랜딩을 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작품연습을 하면서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며 당장 멈추고 싶은 그 순간이 온다. 이때 이를 악물고 끝까지 엔딩 동작으로 이어나간다. 앞으로의 훈련에 99도에서 1도를 올려 100도에서 끓기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110, 120도의 더 뜨겁게 끓는 물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지금까지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지민지를 성장시킨 수많은 요소 중 하나는 이러한 스포츠 영웅들의 삶의 철학과 투혼이 담긴 한마디였다. 내가 고난과 절망에 빠질 때마다 이러한 울림 넘치는 목소리들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에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고, 슬럼프에 빠져있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수많은 운동선수, 그리고 목표를 바라보며 열심히 달려나가는 사람들 모두 자신을 흔드는 한마디의 말들을 통해 소망하는 꿈에 더 다가가면 좋겠다. 또한, 나 지민지도 앞으로도 이러한 경구들을 되새기며 제2, 3의 목표를 향해 당차게 전진할 것이다.

 

피겨스케이트 선수 지민지(문스대 스포츠비즈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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