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을 놓고 결론을 내놓지 못하던 학교 본부와 학생이 열 차례 면담 끝에 합의에 다다랐다. ‘학습 안정화 보장 KU 종합계획’(KU 종합계획)이 그 결과물이다. 양측 모두 타 대학과는 차별화된 고려대만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학생의 유연한 합의

  KU 종합계획은 7303차 면담 당시 학생 측 협의체가 제시한 ‘COVID-19 재난상황 극복 KU PROJECT’에서 출발했다. 2차 면담까지는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했다. 학생 측은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등록금 반환만 고수하지 않고 학습권 보장을 위한 예방안을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최한길 등록금공동대응특별위원장(등특위장)요구사항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밝혔다.

  4차 면담에서는 3차 면담에서의 협의를 기반으로 학교 측이 포스트 코로나19 스튜던트 서포트 플랜을 제안했다. 5차 면담에서 KU 종합 계획의 기본 틀인 포스트 코로나19 학습 안정화 보장 KU 종합 계획이 양측 합의로 도출됐다.

  이후에는 5차 면담에서 마련한 합의안을 바탕으로 세부내용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박용준 학생지원부 과장은 학교는 재난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 안정화 보장을 목표로 협의 과정에 임했다고 전했다.

  KU 종합계획은 1학기 보상안과 함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장기 대책이 포함돼있다. 단순한 등록금 반환을 넘어 협의안은 지속가능한 정책들이 담겨있다. 박용준 과장은 간단히 돈으로 보상한다면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예방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회성 반환 아닌 장기적 지원대책

“단순 금액보다 정책 취지 봐야”

상생프로젝트·PC렌탈 다양한 방식

 

  기금조달방식에서도 차별성을 가진다. 장학금처럼 수혜대상이 예정된 기존 재원을 활용하지 않고, 교비 절감, 모금 캠페인, KUPC 기금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박용준 과장은 “학교가 불용예산반납 요청 등을 하며 교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한길 등특위장은 “KU 종합계획의 금전적 규모는 등록금 10% 정도를 반환하는 일반적인 등록금 반환보다 크다”며 “금액만으로 비교하기보다 전체적인 내용과 취지를 봐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학금부터 온라인강의 지원까지 KU 종합계획은 크게 9개의 골자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학생들에게 직접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책에는 ▲고대 상생 프로젝트 ▲재난극복 특별장학금 ▲태블릿PC 렌탈 및 데이터 이용권 지원 사업 ▲독감 예방주사 무료 서비스가 있다.

 

  ① 고대 상생 프로젝트

고대 상생 프로젝트는 서울캠 기준 총예산 20억 원 규모로, 2학기 등록생 전체에게 10여만 원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등록금 반환과 달리, 지급 방식을 두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 수혜 형태에는 상생장학금, 기부, 고대상생쿠폰이 있다. 상생장학금 선택 시 일반적인 장학금 수혜 방식과 동일하게 장학금이 지급된다. 기부를 택하면 해당 금액은 경제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전달된다. 고대상생쿠폰을 선택하는 경우 안암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 지급된다. 고대상생쿠폰은 사용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10월부터 사용할 수 있다.

 

  ② 재난극복 특별장학금

  재난극복 특별장학금은 가계 및 생계 곤란에 놓인 재학생에게 지급된다. 일회성의 장학금과 달리 학생의 경제적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특별장학금 정책을 시행한다. 수업료 장학금과 생활비 장학금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교비 절감과 국가장학금 2유형으로 예상 총액 2억 5000만 원의 재원을 마련해 600명에게 등록금 10%를 지급할 예정이다. 1인당 평균 42만 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후자는 교비절감과 기부금을 통해 마련한 최소 5~10억 원 규모의 기금을 500~1000명에게 인당 100~200만 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③ PC 렌탈 및 예방접종 지원

  태블릿PC 렌탈 및 데이터 이용권 지원 사업은 경제적 사정으로 온라인 강의를 듣기 어려운 학생에게 강의 수강에 필요한 기기와 데이터 이용권을 지원한다. 독감 증상과 코로나 의심 증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독감 예방접종 무료 서비스도 시행한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비도 보조해준다.

  온라인 학습 안정화를 위한 대책으로는 네 가지 계획이 수립돼있다. ▲ZOOM 라이선스 계약 ▲비대면 강의 수강 공간 확보 및 도서관, 열람실 개방 시간 연장 ▲비대면 강의 수강인원 증원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 경력개발센터(CDC) 확대 설치와 고대사랑 모금 캠페인도 KU 종합계획에 포함됐다. 본교는 경력개발센터 인프라 확대를 위해 4.18기념관을 증축할 계획이다. 교우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금하는 고대사랑 모금 캠페인은 7월 말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 중에 있다.

  박용준 과장은 “KU 종합계획은 대학의 본질인 학습권 보장을 바탕으로 본교 구성원이 함께 코로나19의 재난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고대만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ㅣ 이정우 기자 vanilla@

인포그래픽┃윤지수 기자 ch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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