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

한 줄 평: 보고만 있어도 힐링 되고 재미있기까지 한 영화.

엔딩에서는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만약 집 안에 머물며 하릴없이 넷플릭스 메인 화면 속을 떠도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다면, 영화 <인턴>을 추천한다. 분명 당신은 이건 너무 정신없을 것 같아서,’ ‘이건 지루할 것 같아서,’ ‘이건 오글거릴 거 같아서등 엄격한 취향의 잣대로 많은 후보를 걸러냈을 것이다. 영화는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기분 좋게 보고 있다 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타트업을 차려 크게 성장시킨 30CEO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오랜 직장 생활 후 퇴직한 70세 벤 위티커(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채용하게 된다. 자유로운 옷차림의 청년들 사이에서 정장을 차려입고 가죽 가방을 든 벤은 첫날부터 돋보인다. 그것도 잠시, 금세 능숙하게 직원들과 어울리며 모든 이들의 멘토가 되어준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직속 상사인 줄스에게 많은 관심과 존경을 보내고, 줄스도 서서히 그에게 마음을 열고 많은 위안과 가르침을 얻게 된다.

  언뜻 보면 지루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제법 흥미진진하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지만 앞서 소개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그 사건들을 겪으면서 인물 간 유대가 강해지고 각자 깨달음을 얻어 성장해 나간다. 또 이런 서사를 제외하더라도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이라는 인물이 뿜어내는 젠틀함, 위트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영화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동시에 유쾌한 대사들이 튀어나와 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이 영화를 세 번 봤다. 최종적으로 느낀 이 영화의 메시지는 우리는 모두 인생의 인턴이다.’라는 것이다. ‘인턴에 대해 가진 느낌은 저마다 다르겠으나 보통 인턴은 서투른 상태에서 업무를 차근차근 배워 가는 사람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인턴은 바로 줄스 오스틴이다. 벤은 인생에서 줄스보다 40년을 앞서 있고, 비즈니스에 몸담은 경력도 그녀보다 훨씬 길다. 줄스는 단기간에 회사를 키운 CEO이지만 밤낮으로 일하는 비서의 고충을 알아주지 못해 그녀를 울게 하고, 직원의 이름을 몰라 어색한 정적을 만들기도 한다. 회의에 매번 늦고, 많은 걸 잊어버려 비서를 곤란하게 한다. 일에만 몰두하느라 남편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못한다. 이런 그녀는 벤을 만나 직장과 가정에서의 위기를 시나브로 해결해 나간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특출한 그녀도 자신의 인생에서는 어설픈 사람임을 보며 우리 모두 인생에서 실수하고 사고 치는 인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 근래 방안에서 사색하며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스스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며 그 길을 착실히 걸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 사로잡혔었다. 무력한 시기에도 새롭게 도전하는 주변인들을 보며 자기 비하의 굴레로 빠져들던 차에 이 영화와 만났다. ‘나는 왜 이리 서투를까?’ ‘나는 왜 이리 별로일까?’ 생각하는 나에게 이 영화는 괜찮아, 원래 우린 인생에서 능숙하지 못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당신도 이 영화를 보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이하림(문과대 심리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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