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집’ 수강신청 잘 마무리했소? 그간 수강신청은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오. 아침에 PC방 가고, 서버시간 확인하고, 광클하고. 올클이라도 하면 다행이오. 매번 실패하고 정정하는 게 반복 또 반복.
 

○…금번 수강신청이 낳은 강제적 평등에, 그간의 수고가 부질없는 체력 소모였다는 생각이 들었소. PC방이든, 집이든 결과는 같았소. 누군가는 올클했고, 누군가는 실패했을 테요. 그러니 이부자리 펴놓고 하는 말이오. 이제부터 모두 집에서 수강신청하는 것은 어떻겠소?


○…경쟁은 늘 피로를 동반하오. 무엇을, 그토록, 낫게 하기 위해 그렇게 컴퓨터 성능 싸움, 클릭 싸움을 해야만 했는지. 영화관이 있다 치면, 그동안 관객인 우린 영화를 다 같이 서서 본 거나 다름없소. 물론 처음엔 다들 얌전히 앉아 있었을게요. 누가 화면을 잘 보려고 일어서는 순간, 균형은 무너지오. 다리가 아프더라도 혼자 앉지는 못하는 심정은 이해하오. 혼자 앉으면 아예 보이지도 않을 테니.


○…허나, 태초부터 존재한 경쟁의 섭리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듯하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까지 방방곡곡 PC방 찾으러 떠난 수강신청 원정대. 몇 배의 수고를 들여가며 PC방 의자 무사 안착. 근데, 디도스로 왕창 롤백됐네. 안타까운 일이오.


조민호 취재부장 domino@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