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코로나 시대의 인권 보호
[시론] 코로나 시대의 인권 보호
  • 고대신문
  • 승인 2020.08.30 2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헌준 본교 교수· 정치외교학과
김헌준 본교 교수· 정치외교학과

  코로나19는 대전환이다. 개인의 일상도, 국가의 역할도, 세계의 질서도 이미 변했다. 일부는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며 201912월 이전으로 일상의 회복을 희망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이후의 삶도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인정할 때 우리가 처한 현실이 제대로 보이고, 다가올 미래를 논의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인권이 직면한 도전은 세 가지이다.

  첫째, 코로나란 전례 없는 위기상황으로 인해 사회에 내재했던 차별, 혐오, 낙인, 비하, 갈등이 가시화됐다. 비하와 혐오는 유학생, 외국인, 성 소수자, 귀국 교민, 특정 지역주민, 확진자를 향해 광범위하게 표출됐다. 초기 일부 정책은 차별적이고 배제적이었다. 유학생,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기 체류자 등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공적 마스크 구매에서 배제됐고, 지자체의 재난 지원금은 주민으로 등록돼 납세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던 일부 외국인을 제외했다. 성공적으로 치러진 4.15 총선에서도 일부 재외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됐다. 언론은 정부 브리핑을 중계하며 수어 통역사의 모습을 비추지 않아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도 침해했다.

  둘째, 코로나는 취약층과 이들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줬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평하지만, 영양, 거리 두기, 돌봄, 의료자원에의 접근은 평등하지 않다는 점은 역설이다. 코로나는 노인, 빈곤층, 소수인종, 난민, 외국인, 구금자, 피제재국 국민 등 다양한 취약층의 고통을 드러냈다. 격리와 거리 두기는 병의 전파를 막기도 하지만 여성과 아동에 대한 가정폭력의 증가와 아동, 독거노인, 장애인의 돌봄 공백도 가져왔다. 미래 세대의 교육권은 전반적으로 제한되고 있고, 추가로 경제와 돌봄 상황에 따라 벌어지는 학력 격차는 큰 문제이다. 상황이 길어지고 악화할수록 가중되는 무급 돌봄의 부담도 심각한 문제이다.

  셋째, 감염병에 대한 엄중한 대응은 국가에 의한 지나친 개인 통제와 감시 문제도 불러왔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헝가리, 지침 위반에 대한 강력 대응이 문제가 된 남아공, 세네갈, 케냐, 콩고, 필리핀, 그리고 표현이나 집회의 자유를 억압한 몽골, 이라크, 이란, 이집트, 인도, 중국, 태국, 터키, 홍콩이 그 예이다. 국가 통제와 감시는 첨단기술과 결합해 더 논란이 됐다. 여행, 신용카드, 휴대전화, 폐쇄회로(CC) TV 등 개인정보의 사용은 신속한 접촉자 추적을 가능케 했지만, 위법성, 과도한 법 집행, 인권 침해 논란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확진자 동선 공개, 안심 밴드의 강제 착용, 큐알(QR) 코드의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그 예이다.

  인권에 대한 코로나의 도전은 당면한 문제이자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다. 다행인 점은 민주화 이후 추진한 인권, 다문화, 사회보장과 복지 정책과 제도가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마스크, 재난 지원금, 수어 통역사, 동선 공개 문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시정됐다. 취약 집단도 기존 제도와 신설된 480여 건의 긴급지원정책으로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시민사회와 종교단체도 정부와 협력하기도 하고 비판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태원 감염 때 성 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국가통제와 감시, 개인정보의 사용에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의 도전은 대학에도 있다. 유학생,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비하와 낙인은 캠퍼스의 온·오프라인에 있었고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하다. 캠퍼스엔 언제나 더 취약한 집단이 있고, 비대면과 거리 두기, 급변하는 상황으로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누군가가 캠퍼스 어디엔가 있다. 위기 상황에 교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결정들도 충분한 대화와 소통, 민주적 견제와 합리적 문제 제기가 없는 경우 때론 관성과 무신경, 때론 편의와 효율-지향으로 인해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인권 보호는 이러한 인간의 고통을 줄이겠다는 교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적 선택과 변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부터 시작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