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춘추] 만나지 않아도 ‘대면’은 가능하다
[석탑춘추] 만나지 않아도 ‘대면’은 가능하다
  • 조민호 취재부장
  • 승인 2020.09.05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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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非對面).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말뜻에 충실하게 따른다면, 지난 학기는 반쪽짜리 비대면 강의였다. 교수님은 얼굴이 아닌 검은 화면과 마주했고, 학생들은 교수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불공평하다. 학생이 편하게 누운 채 강의를 듣는 동안, 교수님은 단정한 복장을 갖추고 보이지 않는 얼굴들과 눈을 맞춰가며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니.

○…일찍이 함무라비 법전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짐작하건대, 교수님들도 괘씸하셨던 건 아닐까. 그래서 이번 학기부터는 다 같이 캠을 켜자고 하신다. 이에 교수와 학생 모두의 상생과 공존을 위한 빅딜을 감히 제안해본다. 모두가 캠을 끄고 진정한 비대면강의를 실현해보자. 형식과 격식을 모두 벗어버리고 강의에만 집중해보자.

○…스몰딜도 있다. 교수님, 제발 캠 안 켜면 안 될까요. 수업은 열심히 듣겠습니다.

○…노딜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경파 교수님 수업에선 수정 필터를 켜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얼굴이 보인다고 하니 딴짓하긴 어려워 교수님과 눈을 마주쳐야 한다. 그 덕에 자취방은 어엿한 강의실이 된다. 학교 강의실이 아니더라도 대면강의는 가능하다. 온라인강의가 가져다준 역설이다.

 

조민호 취재부장 do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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