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암을 이유로 사임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스가 요시히 데관방장관을 유력한 차기 총리로 지목했다. 집권 자민당의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이 스가 장관을 지지해서다.

  9년 여를 일본 총리로 지낸 아베 신조. 그도 처음부터 한국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아베의 1차 집권기였던 2006, 당시 아베는 방한하여 현직 일본 총리 최초로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전직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나빠진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도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상황은 아베가 재집권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특히, 아베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시행하는 등 역사 문제에서 상당히 극우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은 아베 집권 시기를 포함해 꾸준히 일본에 역사 문제를 제기했고,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일본 내에서는 한국의 계속되는 요구가 끝없는 피해의식으로 비춰지면서 반한 감정이 이어졌다. 특히, ‘위안부 합의이후 문재인 정부의 행보는 사실상 외교 합의 위반으로 여겨지며 일본내 반한 감정이 극대화됐다.

  현재 한일 관계는 더 나빠지기 힘들 정도로 최악이다. 20198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작년 12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정상 간의 만남도 없는 상황이다. 한일 관계를 막는 것은 항상 과거사문제였다. ‘과거사문제가 해결된다면 한일 양국은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인 스가 장관은 한국 강경파로 분류된다. 201311월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 칭하며 한국의 안중근 표지석 설치를 비판했고, 2018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도 극히 유감이라며 반발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들은 정치인 스가 요시히데의 목소리였을까? 아니면 아베 정부 대변인으로서의 발언이었을까? 양국의 미래를 위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을 일본 총리가 필요하다. 동아시아에 서늘한 긴장감이 머무른 지 너무 오래다.

신용하 기자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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