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복원으로 생태계 회복 꿈꾼다
멸종위기종 복원으로 생태계 회복 꿈꾼다
  • 남민서·최낙준 기자
  • 승인 2020.09.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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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혁 야생동물의료센터장 인터뷰

반달가슴곰 번식 연구

정액동결·적응훈련 진행

관련 분야 연구 함께 진전돼야

정동혁 센터장은 다양한 종의 질병을 규명하기 위해선 세부적 진단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동혁 센터장은 다양한 종의 질병을 규명하기 위해선 세부적 진단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달가슴곰 번식기를 맞은 지리산은 분주했다. 825일 찾은 구례군 야생동물의료센터에서는 번식연구가 한창이었다. 야생동물 치료부터 멸종위기종 인공번식까지. 국립공원 생태계의 회복을 책임지는 정동혁 야생동물의료센터장을 만나 반달가슴곰 번식연구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들었다.

 

- 구조와 치료 외에도 하는 일이 다양하다

  “우리 야생동물의료센터는 국립공원 산하 조직으로서 국립공원의 생태계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생태계 회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야생동물 치료와 번식연구, 질병검사, 자연방사 후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다.

  다른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개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하지만 생태계 차원에서 봤을 때 개체 하나가 차지하는 영역은 작다. 그래서 일반적인 구조센터와 다르게 우리는 개체군 단위로 접근하고 있다.”

 

- 개체군의 질병은 어떻게 관리하나

  “폐사하거나 포획된 야생동물을 검사해 어떤 질병이 개체군에 퍼져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야생동물의 질병에는 기본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 야생동물은 반려동물과 가축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동물인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다양한 종에 대한 세세한 진단기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대략적인 검사만 가능하다. 갯과에 속하는 여우에게 개에 준하는 검사를 하는 식이다.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해외에서 개체를 들여올 때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해당 동물뿐만 아니라 그 안의 병원체도 딸려와서다. 사람 사이에 퍼지는 코로나19 확산도 막기 힘든데, 야생동물에게 퍼진 질병을 통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전에 제한된 공간에서 질병을 검사하는 검열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동물군에 대한 검열 기준과 유관 기관이 없어서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한다.”

 

- 반달가슴곰 번식연구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오늘은 수컷 반달가슴곰의 정액을 채취해 동결하는 일을 했다. 필요한 유전자를 조합해 인공번식을 시킬 수 있는 정액 저장창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공번식은 유전적 다양성 측면에서 필요한 개체를 선택해서 번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생 개체군 내 특정 유전자 조합이 부족할 때 적절한 한 쌍을 찾아 조합하는 것이다.

  신선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 기술은 확보했다. 하지만 필요한 유전자를 보유한 개체가 관리범위 밖에 있으면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저장고가 있다면 개체를 한번 포획했을 때 정액을 채취한 뒤 필요한 순간까지 보관할 수 있다. 지금은 보관을 위해 동결정액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어떻게 얼리고 녹였을 때 정액이 활성화되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본적인 기술연구가 전혀 안 돼 있다. 1년에 번식을 몇 번 하는지 등 번식 생리에 관한 기초 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다. 10년간 연구를 했는데, 혼자서는 전반적인 학문적 토대를 쌓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계를 느낀다. 여러 분야에서 연구가 진전돼야 함께 공유하면서 더욱 발전될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 번식연구를 위해 곰을 기르면 사람을 따르지는 않나

  “곰은 영리한 동물이어서 유대관계가 쉽게 생긴다. 양육 과정에서 유대관계가 최대한 형성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한 명의 직원이 전담하게 해 여러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관리하는 직원은 지정된 가면과 복장을 착용한다. 냄새에 취약하기 때문에 화장품도 금지다.

  그래도 어느 순간에 각인이 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한다. 젖도 주고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갓난아기 시절이 지나면 우선 생태학습장에 방사한다. 이후 더 넓은 숲속에 있는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긴다. 하지만 성향에 따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개체도 있다. 또 유대관계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최소한의 관계성조차 끊어줘야 해서 다양한 훈련법을 갖고 있다.

  전기펜스의 모양과 색깔을 확인시키고, 극단적 상황에서는 우리에 넣어놓고 전기로 각인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지리산이 국내 최대의 국립공원이긴 하지만, 사유지도 많고 지역주민도 많이 산다. 사람과 동물의 공간이 중첩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갈등을 막기 위해 사전에 그런 훈련을 한다.”

 

- 반달가슴곰 복원은 생태계 회복에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궁금하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가장 적극적인 노력이 멸종위기종 복원이다. 특히 생태계 피라미드의 위쪽을 차지하는, 파급력이 큰 종을 복원하는 것은 생태계 보전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곰과 오소리는 산열매를 먹고 배설해서 종자를 산포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오소리의 행동반경은 커도 5km 정도인데, 곰은 20~30km로 그 효과가 더 크다. 그래서 곰은 숲의 정원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곰 같은 대형 포유류는 복원하기 어렵지만, 그 파급효과가 크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지만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준다. 사람들이 호응해주면 우리도 힘이 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해 더 많은 종을 복원할 수 있다. 생태계 회복 과정에서 이런 선순환이 반복되면 좋겠다.”

 

남민서·최낙준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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