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올 거예요4일 저녁 참살이 길, 가게들이 문 닫은 길거리에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위). 카페 유리창에 붙은 작은 응원 한 마디가 텅 빈 거리를 채우고 있다. 박상곤 기자 octagon@
그럼요, 올 거예요4일 저녁 참살이 길, 가게들이 문 닫은 길거리에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다(위). 카페 유리창에 붙은 작은 응원 한 마디가 텅 빈 거리를 채우고 있다. 박상곤 기자 octagon@

  새학기가 돼도 안암의 거리는 여름방학인 양 조용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2.5단계로 강화된 후 안암상권에도 그 파장이 미친 것이다. 830일부터 수도권 음식점은 21시 이후 홀 영업이 제한됐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음료 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테이크아웃만 허용됐다. 강창현 참살이길번영회장에 따르면, 참살이길 상권 매출은 평균 80% 정도 하락했다. 곳곳에서는 매출 감소의 자구책으로 배달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휴업을 택했다.

배달로 살길 찾는 식당들

  3일 오후 5, 정경대 후문에 위치한 음식점 쭈불쭈불은 한 테이블을 제외하고 모두 비어있었다. “선결제 쿠폰을 결제했던 학생들도 오지 않아요.” 사장 박현자(·57)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손님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방학 기간 하루 30명 정도의 손님이 방문했고 예약도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현재 예약은 한 팀도 없는 상태다. 다른 식당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영철버거 사장 이영철(·52) 씨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전까지는 큰 타격이 없었는데 격상 이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매장으로 직접 찾아오는 손님이 줄면서 새로 배달을 시작하는 가게가 늘었다. 참살이길에 위치한 춘천닭갈비 사장 장기민(·60) 씨는 지난달 중순 이후로 매출이 반절 이상 줄었다“1일부터 배달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운사길에 위치한 A 마라탕 식당도 사정이 비슷하다. 매장 고객이 줄어 2일부터 배달 앱에 가게를 등록했다.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배달 도입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페 브레송 사장 오병수(·40) 씨는 작년 방학 기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8월 초 매출이 거의 회복되나 싶었는데, 815일 이후 다시 40% 정도 급감했다배달을 시작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오후 9시면 홀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주점은 타격이 더 크다. 38포차 사장 김학철(·54) 씨는 현재 문은 열고 있지만, 하루에 한 팀 방문하거나 아예 손님이 없는 사실상 휴업상태이기에 배달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달 역시 충분한 해결책은 아니다. 박유빈(·29) 별난주점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후에는 사실상영업정지 상태라며 배달 주문이 1.5배 정도 늘었지만, 월세와 인건비를 충당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정상운영 바라지만 2.5단계는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영업을 이어나가는 카페들의 경우, 좌석 간 거리를 확보하고 출입관리 명단을 작성하는 등 보다 강화된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었다. 참살이길 카페 커피소의 경우 본래 72개던 좌석을 31개로 줄였다. 카페 애일 또한 내부 테이블을 한 칸씩 띄워놓고, 방문자 명단을 작성했다. 스타벅스 안암점 역시 체온 측정과 방문 기록 작성을 요구했다.

  아예 휴무에 돌입한 곳들도 있다. 2.5단계가 13일까지 연장되기 전, 커피나무는 6일까지 휴업을 한다고 밝혔다. 버블 역시 6일까지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였다. 카페 밀집은 휴무 기간을 연장했다. 카페 밀집의 사장 안재우(·42) 씨는 “8월 휴무가 끝나고 9월 초쯤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고자 13일까지 휴무 기간을 연장했다고 전했다.

이승빈기자 bean@

사진박상곤 기자 oct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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