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내에서도 정보격차 심해 일대일 맞춤형 교육 확대해야
고령층 내에서도 정보격차 심해 일대일 맞춤형 교육 확대해야
  • 이성혜·최낙준 기자
  • 승인 2020.09.19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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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란(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인터뷰

사회적 요소가 격차 벌려

실버폰등 기술적 대책 중요

청년-노인 같이 풀어가야 해

 

  코로나19로 심화된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격차. 한정란(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디지털 정보 격차는 고령층 내부에서도 경제력 등의 사회적 요소에 따라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령층에 노출되는 스마트 기기, 프로그램 비중이 높아지는데도 줄지 않는 정보 격차. 한정란 교수를 만나 고령층 디지털 소외의 해결책을 물었다.

 

  - 코로나19로 고령층의 정보격차 문제가 더 부각됐다

  “코로나19가 심화되며 어르신들이 갈 곳도, 할 일도 없어졌다. 노인복지관이 폐쇄되면서 무료함을 호소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어 어르신들은 개그코드에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뉴스만 계속 볼 수도 없다.

  노인복지관에서는 대책으로 교육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게시하고 있다. 무료함을 달래주고 계속 생각하는 것을 유도해 인지능력 감퇴를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주로 유튜브를 활용하지만 어르신들이 영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문자로 영상 링크를 보내드려도 접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고령층 내 격차는 없나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정보격차가 상당하다. 여기엔 경제력을 비롯한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구에는 세 곳의 복지관이 있는데 그 중 소규모로 운영되는 논현노인복지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594명이다. 반면, 구로구의 유일한 구로노인복지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39명이다. 개개인의 디지털 문해력 뿐만 아니라 경제력 차이가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지위는 사회문화적 지위와 연결된다. 경제적으로 힘든 어르신들은 대게 교육수준도 낮다. 또 자녀의 도움도 적다. 밥벌이하기에 바쁘니 어르신 옆에서 인터넷 사용법을 알려주기 어렵다. 하다못해 영상을 찾아보려면 데이터가 필요하다. 와이파이(Wi-Fi)보급률이나 데이터 요금제에 따라서도 정보력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 고령층 정보격차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경제적 차이가 정보격차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기술적, 교육적 측면 모두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술적 해결책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층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기, 어플, 인터페이스 등을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 이른바 실버폰이 출시됐지만, 경제적 유인이 없다 보니 적극적으로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기술적 지원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일대일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정보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도 스스로 배울 여건이 되는 노인은 많지 않다. 교육자가 일대일로 붙어 교육을 반복하고, 피드백도 이어가야 한다. 2007년부터 SKT에서 대학생봉사단을 모집해 일대일로 휴대전화 활용 교육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문자부터 검색, 모바일쇼핑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활용 역량이 많이 개선된 사례가 있다.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관건이다.”

 

  - 교육 프로그램에 접근이 힘든 노년들에 대해선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거나 혼자 사는 노인일수록 사회적 관계망이 좁고 대인관계를 맺는 능력이 부족하다. 참여도는 정보화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노인복지 사업에 중요한 요소다.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일차적인 방법은 집에만 계시는 어르신들을 일단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복지관에 있는 경로식당은 노인들을 복지관으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게 방문한 어르신들부터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와서 활동을 하면 사람을 사귀고, 사람을 사귀면 복지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러면서 더 많은 참여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

  한편,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가정을 방문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사실 정보화 교육이 가장 필요한 분들이다. 서울시가 앞장서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사업을 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 젊은 세대의 역할이 있다면

  “젊은이들은 노인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함께 살아갈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노인교육보다 노인에 관한 교육이 더 중요한 이유다.

  노인은 젊어본 적이 있지만, 젊은 세대는 늙어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노인과 이야기할 땐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걸 배워야 한다. 노인을 이해하면 노인이 직면한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휴대전화 활용 교육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당시,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세대 간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을 봤다. 어르신은 손주와 문자를 나누며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봉사에 나선 대학생도 어르신을 가르치면서 지혜를 배우고, 푸근함과 애정을 느끼게 됐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워야 한다. 세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 대한 교육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다.”

글 | 이성혜·최낙준 기자 press@

사진제공 | 한정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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