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넘어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인 제로웨이스트’. 쓰레기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다는 정신에 입각한 가게들은 2018년 정부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부터 주목받아왔다. 제로웨이스트 숍과 카페로 유명한 두 곳을 소개한다. 마포구에 위치한 알맹상점과 연남동 카페 얼스어스.

 

  #1. 케이크는 반찬통이 딱

  연남동에 위치한 얼스어스는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페다. 음료는 텀블러에, 디저트는 다회용 용기를 가져와야만 포장해 갈 수 있다. 휴지 또한 손수건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액체 세제 대신 고체 비누를 사용한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얼스어스'에 붙은 안내문
카페 '얼스어스'에서는 손님이 다회용기를 가져와야 포장이 가능하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케이크 판매 수익을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 길현희(·30) 사장은 크리스마스에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날인데, 그만큼 포장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우리 가게만이라도 김치통에 케이크를 포장한다면 실질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며 이벤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식목일, 지구의 날 등 환경 관련 기념일이면 손님에게 대나무 칫솔, 생분해 치실 등을 나눠준다. 가게 1주년 때는 원두 봉투를 파우치로 만들어 무료 나눔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게 내부에 일회용품이 전무하기에,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은 손님도 사장도 당연하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손님도 있었다. 직원 김은우(·29) 씨는 일회용품 없이도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다가게를 방문한 후,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적게 사용하려는 손님들의 후기 글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2. 알맹이만 덜어가자

  마포구에 위치한 알맹상점은 생필품을 다회용 용기에 덜어서 살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이다. 샴푸, 린스, 곡물, 섬유유연제 등을 자신이 가져온 용기에 소분할 수 있다. 포장재는 제외하고 내용물만 살 수 있는 구조다. 알맹상점 이용자 사공성수(문과대 철학17) 씨는 물건을 살 때마다 내용물보다 불필요한 포장을 사들이는 느낌이 들었다쓰레기의 전체 양을 줄이기 위해서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 숍 '알맹'에서는 샴푸, 세제의 내용물을 소분해서 판매한다.

 

  소분해 갈 수 있는 생필품 외에도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친환경 제품도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미세모 칫솔, 천 마스크, 재생 종이 등 다양하다. 제품마다 해당 물건을 사용하게 됐을 때 아낄 수 있는 쓰레기의 양을 자세히 적어놓은 메모지가 눈에 띈다.

  가게 내부의 한쪽 모서리에는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도 운영 중이다. 자신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생활 쓰레기들을 맡겨두면 알맹상점 측에서 재활용 센터로 운반해주거나 직접 재사용·활용해 제품을 만든다. 회수센터에는 줄넘기, 도시락 용기 등 다양한 제품들이 새로운 효용을 얻기 위해 지금도 기다리는 중이다.

알맹상점은 자체적으로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를 운영하며 폐기물을 줄이고 있다.

 

글 | 이승은·이현주 기자 press@

사진 | 양태은 기자 aur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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