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만나’, 이젠 ‘도시락 만나’
‘새벽만나’, 이젠 ‘도시락 만나’
  • 이승빈 기자
  • 승인 2020.09.20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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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복중앙교회 무료 급식봉사 재개

14일부터 다시 시작

도시락으로 방식 바꿔

“힘닿는 데까지 이어나갈 것"

길성운 목사가 '새벽만나' 찾아온 학생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길성운 목사가 '새벽만나' 찾아온 학생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코로나로 잠시 운영을 중단했던 새벽만나14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새벽만나는 성복중앙교회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학기 중평일 오전 7시부터 810분 사이에 성복중앙교회를 방문하면 누구나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 교회 지하 1층 식당에서 식사하던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확산으로 밥을 먹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도시락 제공으로 방식을 바꿨다. “예배는 온라인으로 대체해도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밥 먹을 수 없잖아요.” 2013년부터 새벽만나를 주관해 온 길성운 목사는 도시락으로 무료 아침봉사를 재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침마다 성복중앙교회는 마스크 착용과 명단 작성, 체온 측정 등의 방역지침을 지켜가면서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체온을 측정하고 포장된 도시락을 전달하는 일에는 교회 청년부가 나섰다. 청년부 담당 오인택 전도사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인 만큼 청년들도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해 동참했다매일 두 명씩 봉사할 학생들을 자원 받는데 앞으로 2주간의 자원봉사자명단이 꽉 찼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80명에서 100명 사이의 학생들이 새벽만나에 다녀갔다. 여름방학 이후 도시락 제공을 시작한 첫날에는 45, 둘째 날엔 84명이 방문했다. 17일에는 75명의 학생이 찾았다. 매번 학생 수가 달라지다 보니 준비한 도시락보다 더 많은 학생이 와 곤란을 겪는 일도 있었다. 길성운 목사는 “15일에 밥이 떨어졌는데 그 후로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더 왔다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결국 햇반을 사 와 반찬들과 함께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년들 위해 시작하게 된 봉사

  '새벽만나에 대한 고민은 한 사범대 학생의 말에서 시작됐다. 반찬 가짓수대로 돈을 받는 학식을 먹을 때 반찬 한 가지를 집는데도 식비가 걱정돼 몇 번이나 고민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후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길성운 목사 역시 충남 청양에서 상경했던지라 지방에서 온 학생들 처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에 본격적인 무료 아침 봉사를 시작했다. ‘

  새벽만나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번째는 일주일 식단에 두 번 이상 단백질 포함하기, 두 번째는 절대 전도하지 않기. 이 두 가지 원칙만으로 8년간 새벽만나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침 8시쯤 도시락을 받으러 온 박민규(사범대 수교15) 씨는 성복중앙교회 근처에 살아 6월부터 새벽만나를 이용했다덕분에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벽만나를 언제까지 이어나갈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그는 봉사자를 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도시락을 나눠주고 체온을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학생 자원봉사자는 많아도, 음식을 준비할 봉사자의 경우는 귀하다. “교회 권사님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무료 아침을 준비한다언제까지 자원봉사자 분들이 도와줄 수 있을지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새벽만나를 이용했던 학생들이 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면 함께 뿌듯하다. 덕분에 위로를 받는다고 말해주는 학생도 있어 계속 운영해보려는 마음이다. 졸업생들이 종종 편지를 보내고, 무료 아침에 쓸 과일을 선물하기도 한다. “적어도 기자님이 졸업하실 때까지는 할 예정입니다.” 길성운 목사는 힘이 닿을 때까지는 이 행복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승빈 기자 bean@

사진박상곤 기자 oct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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