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미국 NBC에서 저녁 종합뉴스(NBC Nightly News)를 진행하는 앵커 레스터 홀트(Lester Holt)는 항상 뉴스 말미에 이 말을 전한다. “Please take care of yourselves, (여러분 스스로를 돌봐주세요, )” 그리고, “and each other. (그리고 서로서로를.)”

  오늘날의 사회는 불확실하고 우울하다. 언제 어디서 걸릴지 모르는 병 때문에 모두가 불안해한다. 전염병의 확산 정도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정책이 바뀐다. ‘인간이 모여 이루는 집단을 의미하는 사회라는 단어 뒤에는 거리두기라는 단어가 붙는다. 새로운 사회 속 레스터 홀트의 말은 유독 인상 깊게 들린다.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 시대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서로를 돌봐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서로서로를 돌보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관심을 가지면 된다. , 넓고 깊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의 목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 내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주의 깊게 들은 다음, 손을 내밀어야 한다.

  1908번째 고대신문이 바로 서로서로의 목소리를 주고받은 결과다. 디지털 정보격차의 피해자인 고령층의 목소리를 들었다. 학교 근처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도 실렸다. 한 종교단체의 따뜻한 손길도 눈에 띈다. 신문은 이렇게 손을 내밀었고,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정보격차 관련 보도에서 관계자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나름의 방안을 모색한 점이 돋보인다.

  다만 서로서로에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우선되지 않는지 묻고 싶다. 장학금 지원이나 기숙사 방역 등 학내 소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인 고대신문이 그 지면의 대부분을 그 밖에 쓰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눈으로 바깥세상을 바라보고 소외된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안의 소외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우리 스스로를 돌보자. 그리고 서로서로를.

신정원 KUTV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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