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미디어 환경에서 표시광고법의 역할
[기고] 뉴미디어 환경에서 표시광고법의 역할
  • 고대신문
  • 승인 2020.09.2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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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진부경대 교수·법학과
김두진
부경대 교수·법학과

  인터넷 이용이 이용자들의 인식의 저변과 대인관계를 얼마나 확대시켰는지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조금만 시간을 들여서 검색하면 이전 시대 사람들이 상당한 시간과 발품을 팔아야 얻을 수 있었을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밴드, 카톡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Media Service)를 통하여 이전에 종이로 된 서신이나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접촉할 수 있던 사람 수의 수십, 수백 배에서 수천, 수만, 수십만 배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따라서 파워블로그나 인플루언서들은 전통적인신문이나 TV와 같은 광고매체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뉴미디어 환경하에서 표시광고법의 역할은 어떠하고 장차 어떠해야 할 것인가.

  허위나 과장, 부당한 비교 또는 기만적 표시·광고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의 역할이 뉴미디어 환경에서 기본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예컨대 전통적인 광고시장에서 신문기사를 가장한 지상 광고나 뉴스보도를 가장한 TV 광고가 기만적 광고로서 금지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상의 광고가 아닌 척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그 광고 내용에 대하여 작성자의 개인적 의견이나 체험인 때 독자가 부여하는 비중이나 신뢰성이 부여되게 하는 속임수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표시광고법 시행지침의 하나인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하여 9월부터 시행한다. 이것은 일부 블로거나 인플루언서들이 특정 기업의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후원을 받고 하는 자신의 긍정적 추천이나 보증 등의 포스팅이 순수한 개인적 의견이나 경험담인 것처럼 가장하여 자신의 팔로워들이나 독자들을 기만하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른바 뒷광고는 기존의 표시광고법에서 금지하는 기만적 광고에 해당하지만, 일반인들이나 그러한 행위를 하는 블로거들이 그에 관하여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에 표시광고법을 해석, 집행하는 당국의 생각을 바로 알려주려는 목적이다. 우리 표시광고법 내용은 그 기원이 미국의 FTC법 제5조에 있고, 미국 역시 동 법규정의 시행에 관하여 광고상 추천 보증의 사용에 관한 지침’(Guides Concerning the Use of Endorsements and Testimonials in Advertising)200910, 공표한 바 있다. 우리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이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지침 모두, 법은 아니고 행정규칙으로서, 법집행의 일관성을 위하여 행정기관을 내부적으로 구속하는 효력만을 갖지만 지침의 내용은 상당부분 법원의 판례를 참고한 것들이므로 일반 수범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셜미디어와 같은 뉴미디어에서의 뒷광고를 막기 위하여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나 인플루언서에게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시하도록 하는 것은 일응 전통적인 신문이나 TV 광고에서보다 더 엄한 규제를 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는 기본적으로 뉴미디어가 새로워서 그에 관한 우리의 경험이 제한적이라는 데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예컨대, 누구든지 신문이나 TV에서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내용을 접한다면 그 신문사나 방송국이 광고비를 받았을 것으로 볼 것이다. 하지만 유명인이나 전문가가 블로그에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포스팅한다고 해서 그것을 보는 일반인들은 아직까지 그러한 금전적 관계를 바로 연상하지는 않는다. 바로 이 점에 기업이 그런 형식으로 뒷광고를 하는 이유가 있고, 블로그의 리뷰나 사용후기 등에 광고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시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전통적 광고시장에서보다 광고가 허위일 가능성에 대하여 더 크게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모르지만, 추천이나 보증 형식에 의한 광고가 광고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둔감하다.

  어떤 사업자(광고주)가 다른 사업자(광고대행사)에게 자사의 상품·용역의 광고행위를 의뢰하여 또 다른 사업자(광고매체)의 광고매체에 광고한 경우에 부당한 광고가 행해졌다면 광고주(advertiser), 광고대행사(ad agency) 또는 광고매체사(ad media) 가운데 누가 표시광고법상 수범자로서 법적 책임을 지는지 하는 문제가 있다학설이나 판례는 전통적 광고시장에서 해당 광고에 의하여 이익을 보는 광고주가 부당한 광고에 대하여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나 신문사나 방송사는 전달자에 그친다고 보아왔다. 뉴미디어 환경에서도 사회관계망 서비스 사업자가 스스로 광고대행사인 경우라면 그 역할과 관련하여 광고주와 함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광고매체에 그친다면 책임자로 포함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최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하여 우리 일상 생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미국에서 독점금지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규제하자는 이른바 포퓰리스트 독점금지론이 제창된다. 이는 광고주 또는 오픈마켓에서의 판매사업자들에 대한 그 시장지배력 남용과 관련되는 제안이고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의 논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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