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회계부분감사에 이어, 올해 받아든 본교의 교육부 종합감사 성적표는 초라했다. 교원 13인이 강남 유흥업소에서 669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밝혀졌다. ‘황금열쇠비리 이후에도 전별금 등의 명목으로 교직원에게 순금을 계속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성적부여, 교직원 선발, 체육 특기자 선발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학교 당국은 부적절한 회계집행은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지만, 일부 감사 결과에 대해선 받아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부 감사는 본교 개교 이래 처음 진행된 종합감사다. 20163월 이후 법인과 대학 운영 전반이 조사 대상이었다. 지적사항은 총 38건으로, 중징계 24, 경징계35명 등 317명이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주요 지적사항은 다음과 같다.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부당사용

  교원 13명은 20163월부터 201912월까지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교내연구비 및 행정용 법인카드로 6693만 원을 사용했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서양음식점으로 신고돼있으나, 노래방 기기와 소파가 있고 여성 종업원이 술을 접대하는 유흥업소다. 교육부는 12명에게 중징계를 내렸으며, 학교법인에 사용 전액을 회수하라고 주문했다.

전별금 규정 정비 없이 또 순금지급해

  ‘황금열쇠사태도 재현됐다. 작년 2월부터 5월까지 13개 부서에서 퇴직자 전별금 등의 명목으로 총 1989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순금을 교직원 22명에게 준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전별금과 별도로 정년(명예) 퇴직기념품 순금 15돈을 지급하기도 했다.

  퇴임 교직원에게 543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지급하고, 이에 쓰인 영수증을 허위로 처리한 점은 2018년 교육부 회계부분감사에서 한차례 지적된 사항이다.

  당시, 교육부는 본교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리고 전별금 규정을 정비하도록 했다. 하지만, 처분 통보를 받은 이후에도 규정을 정비하지 않은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자녀가 부모 수업 듣는데도 규정 미비

  교수 부모가 자신의 과목을 수강한 자녀에게 A 이상의 높은 학점을 부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91, 2학기에 걸쳐 4명의 교원은 사전 신고 없이 자녀가 본인의 강의를 수강하게 하고 성적산출 근거 역시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학교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자녀가 부모 교수자 강의를 수강한 24건 중 19건이 A 학점 이상을 부여받았다.

 ‘ 교수-자녀 간 강의 수강 및 성적평가 공정성 제고 관련 권고사항에 따르면, 교수 자녀가 부모의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 대학 본부에 해당 사실을 사전 신고하고, 성적산출 근거를 학과장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하지만 본교는 자체조사 결과 공정성을 저해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출신대학 차별해 직원 채용

  직원 선발 과정에서 출신대학에 따라 차등 점수를 부여한 사례도 적발됐다. 본교 의료원은 2016년 정규직 채용 서류심사 과정에서, 지원자 649명에 대해 출신대학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해 차등점수를 부여했다. 이러한 차별은 작년 10월까지 96회의 채용과정에서 이어졌다. 또한, 2018년 정규직 공채부터 출신학교 배점을 30점에서 40점으로 확대하고 20점 비중의 학점 역시 출신대학 등급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했다. , 동일한 학점을 받은 지원자라도 더 높은 등급의 대학 출신이 유리하도록 평가 기준을 조정했다.

1단계 합격 인원 늘려, 최고점자 탈락한 체육특기자 전형

  체육특기자 선발과정에서는 입시부정 정황이 포착됐다. 2018학년도 체육특기자 특별전형 1단계 서류 평가에서는 입학정원의 3.9배수를 선발하기로 했지만 4.0배수를 적용해 42명을 추가 선발했다. 그 결과 1단계 평가에서 3.9배수 안에 들지 못한 지원자 5명이 최종합격했다. 반면 1단계 최고점을 받은 학생은 최종 탈락했다.

  학교 본부는 해당 지적 사항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은 “4배수 선발은 동점자와 반올림에 의한 사례일 뿐 ‘3배수 내외 선발이라는 모집 요강을 준수했다교육부와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에 이어 부적절한 회계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학교 본부는 쇄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교 본부는 작년 5월 교육부 회계부분감사 발표 이후 본교는 회계 투명성을 위한 자정노력을 해왔다제도 미비와 부적절한 행정 운영에 대해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작년의 회계 감사에 이어, 이번 종합 감사는 그간 쌓였던 고려대의 회계문제를 드러냈다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꼭 받아야 할 감사였다고 말했다.

강민서·천양우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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