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규와 강파치는 둘 다 ‘포기하지 않는다’
강인규와 강파치는 둘 다 ‘포기하지 않는다’
  • 강민서 기자 
  • 승인 2020.10.11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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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사범대 체교17) 씨 인터뷰

열다섯에 시작한 야구 인생

슬럼프 이겨내려 쓴 소설 출판

선수생활 끝내고 인생 2막 준비

강인규 씨는 '노력의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인규 씨는 '노력의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포수가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을 때, 타자가 1루로 뛸 수 있는 상황을 뜻하는 야구 용어다. “포기하지 않고 달린 선수에게 회생(回生)의 기회가 주어지는 거예요. 이런 점에서 야구와 인생은 많이 닮지 않았나요?” 강인규 씨가 웃으며 말했다.

  강인규 씨는 본교 야구부의 중심타자였다. 원래 1루수지만, 팀원의 부상으로 포지션에 공백이 생기자 1학년 때는 3루수, 2·3학년 때는 포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 멀티플레이어기도 하다. 9월 그는 현역 야구선수 신분으로 자전적 성장소설인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을 출판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소설 속에는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된 작가의 야구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책으로 전하는 그의 이야기다.

 

- 야구는 어떻게 시작했나

다니던 중학교에 야구부가 있었어요. 그땐 흙먼지를 날리며 훈련하던 야구부가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몰라요. 야구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부모님께서 충격에 쓰러지기도 하셨어요. 결국 아버지께서 입단 테스트 통과를 조건으로 허락하셨는데, 덜컥 통과해버렸죠. 초등학생 때 테니스 국가대표를 하던 경험이 있어선지 날아오는 야구공이 너무 잘 보이더라고요.”

 

- 힘든 훈련을 버티게 한 원동력은

사정상 재학 중이던 잠신중이 아닌 신월중 야구부로 입단해야 했어요.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중학교 2, 3학년 내내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학교로 통학했죠. 훈련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었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시 학교에 가야 했어요. 더군다나 초반엔 부모님의 지원도 없어서 친구들이 쓰던 야구 장비를 주워 쓰기도 했죠. 눈물이 날 만큼 힘든 날도 많았지만, 야구 할 때만큼은 행복했어요. 끓어오르는 승부욕, 승리의 전율, 팀원 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제 원동력이었습니다.”

 

  야구 명문 덕수고에 진학한 강인규 씨는 황금사자기 대회, 청룡기 대회 등에서 상을 휩쓸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졸업 후 프로 진출에 실패했다. “여기까지가 한계구나 싶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슬럼프가 왔죠.”  야구를 그만두려던 그를 붙잡은 것은 부모님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며 겪은 파란만장한 사건을 소재로 글을 써보라는 제안에 시작한 소설 쓰기는 생각보다 즐거웠다. 중학교 때 야구일지를 쓰고 신문 사설을 베껴 쓰던 습관도 큰 도움이 됐다. “소설을 쓰며 제가 야구를 사랑한 이유를 되새길 수 있었어요. 어쩌다 보니 운 좋게 출판도 하게 됐네요.”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는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2쇄를 찍었다.

 

- 집필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한 달 동안 공들여 겨우 첫 챕터를 적어갔는데 부모님도 출판사도 재미가 없다고 혹평하셨어요. 순간 현타가 오더라고요. 그날 술을 한잔 마시고 영감도 얻을 겸 <42>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속 재키 로빈슨을 보며, ‘저 선수는 나보다 더 힘들었을 텐데, 나도 포기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등장인물 작명 과정도 기억에 남네요. 주인공 강파치의 경우, 야구부 선배 덕분에 지은 이름이에요. 그 선배가 저보고 너는 이름과 외모가 안 어울린다. 더 강력해 보이게 강파치로 개명하는 게 어떠냐고 하셨거든요.”

 

- 스토리 구성은 어떻게 했나

  “주인공과 저의 가장 큰 공통점은 시련을 많이 겪는다는 점이에요. 주인공은 경기 중 부상을 입어 고환 수술을 받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하고, 야구를 그만둘 상황에 처하는 등 힘든 일을 많이 겪죠. 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입니다. 사실 이런 시련은 운동선수들에게 일상이에요.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선수들은 항상 위기를 맞죠. 다만 소설 속 주인공은 위기를 극복합니다. 언제나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강파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소설에서 픽션과 논픽션의 비율은 82 정도라 나머지는 거의 지어낸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그는 이제 야구 선수로서의 10년을 정리하려 한다. 비록 선수생활은 끝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대학원 체육학과에 진학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학원 졸업 후엔 야구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며 계속 스포츠계에서 활약하길 꿈꾼다. 물론 차기 작품도 계획 중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있어요. 하지만 노력은 또 다른 길을 열어주죠. 그러니 항상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민서 기자 jade@

사진박상곤 기자 oct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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