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일정이 확정됐다. 예비후보 등록 기간은 112일부터 4일까지다. 중간고사가 끝난 시점이면 예비 후보의 윤곽이 드러난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두 차례 선거가 진행됐지만, 각각 투표성립요건 미달과 선본자격 박탈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본격적인 선거 일정은 11월에 시작되지만, 비슷한 시기에 치러질 과·반 단위의 기층 학생회 선거부터 선배들의 앞선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회는 문화와 경험으로 이어지는 조직이다. 단위별 회칙을 기반으로 운영되나, 새터부터 선거까지 앞서 이끈 선배 학번의 도움과 조언이 더해져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치활동 축소로 20학번이 선배와 대면할 기회는 크게 준 상태다. 일부 단위의 학생회에선 20학번도 집행부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비대면으로 활동해 직접 얼굴을 본 경우는 드물다. 일명 뻔대라 불리는 20학번 대표를 뽑지 않은 학과 단위도 있다.

  학생회의 존재를 체감 못하는 20학번. 동기들끼리 제대로 모임도 못 가져본 이들에게 학생회장과 같은 대표자의 책임까지 떠맡겨진다면 학생회 조직에는 심각한 경험 공백이 발생한다. 조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회칙과 규정이 있다지만, 코로나19와 온라인 수업환경에 따른 대학문화를 체험하지 못한 경험의 공백은 큰 장애요인이다. 선거가 의미있게 진행되려면 회칙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온라인 선거에 따른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총학 재선거 당시, 중선관위가 추산한 온라인 선거비용은 약 780만 원이었다. 온라인투표 시스템, 문자발송에 추가로 돈이 든다. 소규모 과·반의 경우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학생회비 운용 규모에 비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단과대, 혹은 전체단위로 선거일정을 공동으로 진행해 비용을 절감하거나, 학교당국에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기층 학생회의 쇠락은 곧 전체 학생사회와 학생집단의 역량 약화를 의미한다. 단과대·총학생회를 운영하는 학생자원이 줄어들고, 학생들의 주체적인 목소리의 힘이 줄어든다. 코로나로 인한 수업환경 악화에 개선방안을 찾아야 하고, 종합감사 결과에 냉철한 비판을 던져야 할 때도 말이다. 풀뿌리 학생자치, 더 이상 무너지면 소멸이다. 학생사회의 지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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