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춘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석탑춘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 조민호 취재부장
  • 승인 2020.10.11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고를 위해 작년 학기 초 회계감사를 다룬 신문을 들춰봤다. 당시 1면 사진은 회계 비리를 규탄하는 민주광장 집회현장. 1년 전 잃어버린 황금열쇠를 찾자며 들고 일어섰던 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황금열쇠와 비교해 유흥업소는 시시한 걸까.

 

  ○…작년 이맘때의 조국 규탄 집회와 달리, 이번엔 촛불이 없어서 촛불시위 안하냐는 냉소도 들려온다. 촛불 보내주겠다는 아량 넓은 제안은 마음만 받기로.

 

  ○…코로나와 총학생회의 존재 여부는 차치하고, 나름대로 가설을 세워봤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를 참고했다부정(denial)-분노(anger)-협상(bargaining)-우울(depression)-수용(acceptance). 학교의 부정(不正)을 받아들이는 5단계라고 해보자. 황금열쇠 사태에 어떻게 고대가 이럴 수 있냐며 분노단계에 있던 학생들이 점차 고대가 이렇지, 수용 단계에 접어든 게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다. 종합감사 결과를 규탄하는 시위의 부재가 학교에 대한 애정마저 식어버렸다는 방증이 아닐까란 서글픈 상상을 해본다.

 

조민호 취재부장 domin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