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채 시즌이 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채용공고는 가뭄에 콩 나듯 찾기가 힘들다. 코로나로 인해 강의는 물론이고 축제, 배낭여행 등 캠퍼스 낭만을 통째로 빼앗긴 대학생들은 이제 예년보다 훨씬 심각해진 구직난까지 겪어야 한다.

  직장에서 어느 덧 10년 이상의 연차로 인턴들을 채용하는 입장이 되면서 수많은 대학생 지원자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이 기억난다. 현재 대학생들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퀄리티 높은 교육을 받았고, 유학 경험도 많아 글로벌 인재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당차게 포부를 밝혔고 일하고 싶은 열정에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청년인재들에게 일할 기회도 주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사회 시스템의 실패이다. 이전 세대들이 지금의 청년들보다 더 노력을 했기에 무리없이 취직하고 안정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했던 것이 아니니 말이다.

  어느 덧 4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권의 출범 초기를 기억한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하면서 일자리 만들기를 1순위로 삼겠다했다.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며, 상황판 앞에선 대통령의 사진은 당시 대대적으로 보도가 됐다. 그런데 지난 3년간 청년들에게 과연 얼마나 희망을 줬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빌리티 혁신은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낙인 찍혀 사업을 접어야 했고, 드라이버들 역시 실직자가 됐다. 잘 조직된 대규모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결정은 청년 사업가들의 꿈을 꺾이게 했다. 올 상반기 정부에서 직접 한국판 뉴딜을 통해 공공, 청년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겠다며 내놓은 일자리들 - 새똥 닦기, 도서관 열람실 지킴이 등 은 전세대 통틀어 가장 많은 교육을 받은 현 청년세대에 대한 모욕 그 자체였다.

  일자리 창출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역할이다. 코로나로 대기업까지 휘청이는 마당에 정치권은 기업을 다독여 청년 일자리를 만들 생각보다, 기업들을 더 옥죌 규제를 연내에 처리하겠다고 성화다.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중국 기업인 틱톡을 강탈해 자국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판국에 한국에서는 자국 기업들을 더 힘들게 하지 못해 안달이니 이쯤되면 미국을 부러워해야 싶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정말 청년들을 생각한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본인들이 만든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일자리에서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할지, 아니면 삼성·SK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할지 말이다.

 

<지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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