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이 창간 73주년을 맞았다. 1947113일 학생의 힘으로 창간한 이래, 전쟁, 민주화의 혼돈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지성의 목소리를 내왔다. 73년 동안 대학 사회의 치열한 담론과 냉철한 사회비판으로 지면을 채울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꺾이지 않는 지조로 올바름을 가르친 스승들 덕분이다.

  ‘오늘의 대학생은 무엇을 자임하는가. 학문에의 침잠을 방패 삼아 이 참혹한 민족적 현실에 눈감으려는 경향은 없는가.’ 본지에 실린 조지훈 선생의 논고 일부다. 깨어있는 가르침에 날 선 시야에서 학내외 사안들을 직필할 수 있었다. 시대를 함께 일군 매 시대의 학생들의 헌신도 컸다. 가치와 사건이 있고, 그 다음 기자의 관찰과 취재가 있다. 시대별 대학생들이 함의하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과 논쟁들을 균형 있게 담는 과정은 본지 기자들에게 무한한 성장의 기회이자도전의 장이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학 환경의 급변과 다르지 않게, 학보사에게도 오프라인 공론의 상실은 큰 도전이다. 당장의 연례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되며 학기별로 이어지던 보도의 흐름이 뒤죽박죽됐다. 서로 주장하고 부딪혀 파동을 만들던 이들도 비대면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무엇보다도 신문이 꽂히던 건물별 가판대가 학생과 완전히 유리되던 순간, ‘종이신문으로서의 고대신문과는 작별해야 하는 상황이올 거라는 위기감이 편집실 전체에 엄습하기도 했다.

  동시에 언론의 의무와 존재가치를 피부로 느꼈다. 개강일조차 제대로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의 시간에서 기자의 눈과 귀는 더욱 예민해져야 했다. 보도하는 모든 사안은 곧 뉴노멀로 나아가는 대학의 첫 삽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취재의 제약 속에서 감염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지키고 싶고, 지켜야 할 대학언론의 사명이 있기에 신문 발행을 멈출 수 없었다.

  불확실의 시대, 또 어떤 위기가 닥쳐올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우리에겐 버텨 온역사가 있다는 사실이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고, 변화하는 사회에 곧바로 적응하며 끊임없는 실험을 이어가는 고대신문. 앞으로도 코로나에 굴하지 않고 변화하는 언론환경을 선도하는 젊은 첨병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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