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달리기는 육상 종목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종목으로 꼽힌다. 100m 나 200m 달리기처럼 전력으로 달려야 하지만, 레이스가 끝나기도 전에 몸 안의 에너지가 모두 바닥나버린다. 동시에 젖산이 분비돼 근육 내에 피로와 통증을 유발한다. 그 고통이 너무나 극심한 나머지 우 사인 볼트는 400m를 포기했다고 한다.

○…시험을 육상 종목에 비유해보자. 수능은 마라톤이다. 오랜 기간 준비하는 만큼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중간·기말고사는 이상적으론 하프 마라톤이겠지만, 현실적으론 한주 안에 모든 걸 쏟아붓는 100m 달리기다. 벼락치기가 중요하다. 200m 달리기라면 양호한 편이다.

○…이번 학기는 대면시험에 필요한 고사장 확보를 위해 시험기간이 2주로 늘어 났다. 2주 내내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 체력은 다 떨어졌는데 아직 달릴 구간은 한창이다. 시험기간 중 수업과 과제라는 ‘허들’도 넘어야 했다.

○…400m를 잘 달릴 수 있는 비결이 있다. 한때 세계기록보유자 마이클 존슨은 ‘4P 전술’로 유명했다. 처음 100m는 전속력으로 달리고(Push), 200m 구간은 페이스를 조절하고(Pace), 300m 구간에는 선두로 나선다(Position). 마지막 400m 구간은 막 판 스퍼트일까? 아니다. 기도(Pray)다. 어서 레이스가 끝나길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조민호 취재부장 domino@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