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도 두 배 혼란도 두 배

학생 배려해 녹화본 제공한 교수도

"학생들 어려움에 학교가 배려해야"

 

  2학기 중간고사는 1020일부터 112일까지 2주간 이뤄졌다. 대면시험을 위해 참석 인원을 분산하고, 방역수칙을 정비했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교수자들은 강의 준비에도 바빴다. 법정 수업일을 충족하기 위해 시험기간 중에도 강의를 이어나가야 했으므로. 시공간이 뒤틀리는 시험과 강의의 압박에 학생들은 지난 시험기간은 쉽게 잊을 수 없는 2주였다고 회고한다. 14일의 시험기간 동안 학생들이 겪은 좌충우돌의 순간을 포착했다.

 

  #1. “이제 끝날 때도 됐는데

  10월 들어 중간고사 준비를 위해 시험 일정을 체크한 배성현(문과대 사회19) 씨는 두 눈을 의심했다. 첫 시험은 1020, 마지막은 112일이었다. 무려 3주짜리 시험기간. 막막함에 눈앞이 흐려졌다.

  평소에 비해 두 배 되는 기간 시험을 치러야 했던 학생들은 장기 레이스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정우(정경대 경제20) 씨는 시험공부에 시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2주 내내 지울 수 없었다적어도 시험 기간에는 전면 휴강으로 시험에만 전념하도록 조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인서(문과대 한문20) 씨도 시험을 아무리 쳐도 끝나지 않아 정서적,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고 전했다.

 

  #2. 1교시 온라인 강의, 2교시 대면 시험

  학생들은 시험기간 동안 제각기 흘러가는 강의 일정에도 혼란을 느꼈다. 강의마다 휴강 여부와 횟수도 천차만별이었다. 헷갈리다 못해 언제 어떤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도 순간 잊어버렸다. 시험공부 제쳐두고 강의 듣다 보면 노트북 화면 한 켠 동기들의 메시지가 떴다. ‘이거 오늘 휴강 아니었음?

  김수경(정경대 통계20) 씨에게도 지난 2주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웹캠 사용과 발표가 필수인 1교시 온라인 강의를 듣고 곧바로 2교시 대면시험에 응시해야 했다. 발표 때문에 학교 열람실을 쓸 수 없어 강의 들을 공간 찾기가 막막했다. 김 씨는 몇몇 수강생들은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지하철에서 강의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험과 강의가 겹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박미지(경영대 경영19) 씨는 민법강의의 월요일 출석체크 퀴즈 시간이 다른 과목시험과 겹쳤다. 울며 겨자 먹기로 출석을 포기했다. 김가영(정경대 경제20) 씨는 강의마다 2주 시행에 대한 계획이 달라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3. 초유의 사태에 이 된 우리 교수님

  일부 강의는 시험기간 중 출석체크를 유연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사회학과 전공 범죄사회학강의는 시험기간 중 진행된 실시간 수업을 녹화본으로 제공했다. 송효종(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역조치를 위해 시험기간 연장은 불가피했겠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데는 불편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학교 차원에서 시험기간 중 출석에 대해 학생들을 배려 하고 한시적으로 녹화 강의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교수자에게 권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학기 기말고사 역시 124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시행될 예정이다. 송효종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향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학교와 교수자들이 귀를 더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강의실과 시험시간 배정에 학교 측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천양우 기자 thou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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