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것>
별점: ★★★★★
한 줄 평: 잘생겼지만 그래도 스토커는 스토커다.
“지금 뭐 보고 있어?”
“너."
이 드라마의 제목 <너의 모든 것(You)>이 얼마나 적절한 이름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스토커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죽이는 데 아무렇지 않은 사이코가 아니라, 우리가 납득할만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사이코처럼 사랑한다. 바로 이 부분이 보는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조’는 사랑의 이름하에 서슴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상대방을 빈틈없이 조사하고, 의도하는 모습을 사랑이라고 하는 데에서 불쾌한 감정까지 들게 만든다. 우리가 완전히 제 3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본다면, 주인공의 이해 못 할 행동들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 내내 우리는 주인공의 독백을 듣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마치 사이코의 마음을 계속해서 들어야 하는 정신과 의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듣다 보면, 사이코도 나름의 정당한 논리가 있다는 걸 나도 모르는 새 인지하게 되어 버린다. 결국에는 정상을 벗어난 내용의 드라마가 전보다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다른 드라마에선 할 수 없다.
또한, 겉으로는 지적인 미남으로만 보이는 사이코의 진짜 속마음을 우리에게만 몰래 들려주는 이런 방식은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이걸 보는 이들이 드라마에 완전히 빠져드는 이유이다.
또, 작중에서 타인을 향한 주인공의 분석은 꽤 정확해서 등장인물이 아니라 나의 심리를 들키는 듯 한 기분도 든다. ‘조’는 책을 좋아하는 캐릭터답게 인물에 대한 통찰력도 남다르다. 특유의 지적인 분위기와 대범함 탓에 범죄의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모습은 드라마를 더욱 눈에서 뗄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 주인공 역 배우의 목소리도 정말 좋아서 뒤틀린 내용의 대사를 듣는데 거부감을 줄여준다.
이 드라마 속 주인공의 행동을 압축하자면 섬뜩한 사랑이다. ‘과연 저게 사랑일까?’하는 끝없는 의심을 준다. 하지만 ‘조‘의 마음을 계속해서 듣게 된다면 우리는 쉽사리 반박하기 어려운 ’조‘의 순수한 마음을 듣게 된다. ‘조’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괴로워하는 만큼 우리도 그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무언가 확 빠져들고 싶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그런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너의 모든 것>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보고 나면 당신의 인생 드라마가 될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권성현(문과대 한문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