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하나둘 과잠을 입은 모습들이 보인다. 한눈에 봐도 가죽냄새가 채 빠지지 않은 것만 같은, 티끌만한 때 하나 없이 번들거리는 20학번들의 검은색 과잠에서는 기분 좋은 설렘마저 느껴진다. 새내기 적은 한창 과잠 입을 시기다. 이때 아니면 언제 입고 다니겠는가.

 

  ○…하지만 언젠가부터 과잠을 입는 게 주책인 것만 같다. 2년 차까지는 그럴 수 있다손 치자. 고학번이 되고 나서도 과잠 입은 모습을 보면 나까지 괜스레 민망해진다.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면 온종일 기분이 안 좋다면서, 하나같이 몰개성적인 과잠을 입는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학력서열주의를 강화한다는 비판은 덤이다. 고대생이라는 걸 꼭 등판에 큼지막하게 써 붙이고 다녀야 할까. 은근히 본인의 과잠을 바라보는 주변시선을 즐기는 건 아닌가. 동시에, 다른 대학의 과잠을 보며 음흉한 우월감을 느끼고 있진 않은가. 이런 과잠, 꼭 입어야 하겠습니까?

 

  ○…댓글 1: , 과잠 입으셔도 됩니다.

 

  ○…작성자: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 놓고 과잠 입도록 하겠습니다.

 

조민호 취재부장 do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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