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학생들에게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에 적응해야 했고 총학생회의 부재로 학생사회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1년간의 총학 공백을 깨고자 제52대 서울총학생회장단 2차 재선거에 선거운동본부 모멘트가 단독 출마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총학생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모멘트의 정후보 김찬희(보과대 보건환경18), 부후보 이진우(공과대 화공생명17) 씨를 만났다.

김찬희 정후보는 '뜻이 있고 준비됐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출마 계기는

  김찬희작년에 SYNERGY 총학의 중앙집행위원으로, 올해는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을 맡아 중앙비대위원으로 일하며 많은 학생 대표자들을 만났다. 이전 총학과 비대위가 성과를 거둔 부분이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나라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 학생사회의 위기 속 총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출마했다.”

  이진우50대 총학과 제51대 총학에서 모두 재정사무국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고민이 많았지만, 코로나19와 총학생회 부재로 힘든 2020년을 보냈던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총학생회의 업무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비대면 선거운동의 어려운 점은

  “추천인 서명이 정말 막막했다. 기존에는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처음 보는 분들께도 공약을 설명하고 추천받을 수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농담 삼아 저희끼리는 최저 추천인 선본이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000명 이상의 추천인을 받는데, 저희는 670명의 추천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최저기록이 깨지지 않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다음 선거의 후보들은 원활히 선거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총학생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이 있듯이 대학생에게는 총학생회가 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핵심 역할이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지 연대하고 협상해야 하지만, 명분을 잃어선 안 된다. 상생 장학금의 경우 학교 측은 최종적으로 등록금 반환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두고 당시 비대위에서 끝까지 투쟁할지, 상생이라는 이름의 10만 원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결국, 상생 장학금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이 결정 때문에 등록금 반환에 대한 목소리가 크게 줄었다고 생각한다. 수고했던 비대위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집행력이 약한 비대위가 아닌 총학생회가 있었다면 끝까지 투쟁할 수 있지 않았을까.”

 

  - 현재 본교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

  “신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학생회에 관심이 없지 신뢰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학교에 대한 신뢰는 없다. 2019년 회계감사, 2020년 종합감사 결과에서 회계 비리가 드러나는 등 학교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상생을 내세우려면 학교부터 먼저 학생과 발맞춰 나아가는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데, 학교가 이미 신뢰를 잃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2018년도 말 ‘ABLE’ 총학에서 총장 선거 후보자와 함께 방송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총장으로 당선된 후에도 학생들과 직접 대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관에서 나와 카메라 앞에 서 주시라. 이런 소통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총학생회가 노력하겠다.”

 

  - 총장직선제, 기숙사 증축, 사이언스 π-파크 및 인문사회관 건립 등 이전 총학에서 실패한 공약을 다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어떤 차별점이 있나

  “우선, ABLE 총학이 총장직선제 실현에 실패했던 이유는 논의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총장 선출은 2년 전부터 논의가 이어지는데 당시는 1년 전이라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올해가 새 총장 선출 2년 전이다. 성공할지 장담은 못 하지만 어쨌든 시도를 해야 하지 않겠나.

  기숙사 증축의 경우, 안암상권의 반대로 오랫동안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기숙사 부지로 사용할 공간은 정릉 캠퍼스다. 정릉 캠퍼스 활용은 정진택 총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실현 가능한 공약이라고 본다. 올해 캠퍼스 공간협의회 학생위원자격으로 사이언스 π-파크 건립 관련 회의에 참여했었다. 왜 학생들과 논의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학교는 올해 총학이 없어서 소통하기 원활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적어도 이번 선거로 총학이 생기면 학교가 내세우는 황당한 근거의 빌미를 없앨 수 있고, 함부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도록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각오를 전한다면

  김찬희모든 학생사회의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는 뜻이 있고, 준비됐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금 이 순간 학생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총학이 되겠다.”

  이진우총학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앞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는 총학이 되겠다.”

 

강민서·천양우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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