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내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한 방안
[시론] 국내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한 방안
  • 고대신문
  • 승인 2020.11.23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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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길 성결대 교수 동아시아물류학부

 

  해운산업은 우리 무역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는 안전판이다. 운송수지와 같은 무역외 수지 향상, 조선 및 철강업에 대한 전방산업 역할을 통한 관련 산업의 고용 효과 등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세계 7대 무역국가 중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독일, 일본, 중국, 프랑스 등 5개국이 글로벌 원양선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해운산업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지난 20172월에 한진해운이 파산하였다. 한진해운을 파산에 이르게 한 주요 경영원인은 선박 투자에 대한 실패였다. 선박 투자에 대한 전략이 부족했고, 경영진은 전문성이 없었다. 한진해운은 파산 전년도인 2015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해상물동량의 3% 가량의 물량을 운송하는 세계 10대 선사였다. 그러던 중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결국 시장에서 사라졌다.

  당시 재무전문가들이 해운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해상물류망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금융과 시장논리만으로 해운산업을 판단하였다. 정부는 뒤늦게서야 한진해운의 퇴출이 국가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출주도형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또다른 국내 해운선사인 HMM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지만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해운 중에서도 상품수송을 주로 하는 정기선해운은 상품유통의 혈관 역할을 하는 항로와 지역거점을 가진 네트워크 산업이다. 네트워크 산업은 한 번 끊어지면 호황기가 도래하더라도 재건을 위해선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외국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의 파산을 결정한 우리 정부의 어리석음을 조롱하기까지 하였다. 외국은 정기선해운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부지원을 통해 회생시키거나 자국화주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인수합병을 실시하였다. 프랑스, 덴마크, 중국, 일본, 타이완 등은 비슷한 위기상황에 정부지원을 통해 해운산업을 회생 시켰다. 자국과 외국을 연결하는 혈관으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한진해운을 잃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세계 경기 및 해운시황의 예측을 통해 미래의 환경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세계 경기 및 해운시황의 예측과 자료의 축적을 통해 한국형 해운시황예측기법을 개발하고 선사들의 미래예측능력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해운에 대해 시장에만 맡기기 보다는 해운금융, 환경규제대응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지원해야 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규제, 선박평형수관리협약, 황산화물 배출규제 등 다양한 환경규제에 대응하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셋째, 해운산업은 호황기와 불황기가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산업이다. 이 같은 극심한 해운경기변동에 대응하는 기업평가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평가시스템에 의해 해운선사 위기 시, 적시에 적절한 경고와 처리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 해운선사의 위기시 정부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된 정책위원회가 요구된다. 해운선사의 위기시 정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해야 하고, 이 전문가 위원회는 거시적 관점에서 해운선사의 문제를 해결하고 해운선사를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해운선사는 선대확장과 함께 마케팅과 영업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한진해운 영업 네트워크가 붕괴된 것이 아쉽지만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글로벌 화주 확보와 고객 관계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외국의 선도 기업들이 디지털 온라인 플랫폼 사업 제휴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변화에 나선 것에 대하여 우리도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인 해양통로를 외국에 의존한다고 하는 것은 국가의 성장과 안위를 담보하는 생명줄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정기선해운의 가치는 잘 갖추어진 해상물류망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의 관리가 핵심이다. 국내화주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글로벌 물류망을 갖추고,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국적선사의 생존과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길만이 잃어버린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찾는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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