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서 성공할 다양할 경로를 제시해주고 싶다”
“e스포츠에서 성공할 다양할 경로를 제시해주고 싶다”
  • 최낙준 기자
  • 승인 2020.11.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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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교육기관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
조셉 백 원장은 '학생 선발 과정에서 게임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려는 의지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셉 백 원장은 '학생 선발 과정에서 게임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려는 의지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말했다.

 

  e스포츠 관련 협력을 위해 최근 연세대와 MOU를 체결한 곳이 있다. 글로벌 e스포츠 기업 젠지이스포츠(젠지)에서 설립한 e스포츠 교육기관인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다.

  젠지와 미국의 엘리트 교육그룹이 합작한 젠지 엘리트 이스포츠 아카데미(GEEA)는 게임 실습교육과 미국 중등교육과정을 동시에 제공하며 업계와 e스포츠 지망생의 이목을 끌었다. 작년 7월 서울 논현동에 개소한 아카데미에는 오버워치교육을 받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오른쪽, 오른쪽, 오른쪽.” 3층 연습실에 들어서자 적의 위치를 알리는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양쪽 벽면에 빼곡히 놓인 컴퓨터 앞에는 헤드폰을 쓴 15명의 학생이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대부분 중·고등학교생 또래의 자퇴한 남학생이었다.

  정신없는 키보드 소리는 여느 피시방과 다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누구보다 차분했다. 김태영과 김수훈 오버워치 강사는 학생들의 게임 화면을 돌아가면서 검토하고, 전략을 가르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김호진 매니저는 둘 다 선수이자 코치 출신으로 학생들의 플레이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위층에는 책걸상만 놓인 강의실이 있었다. 게임 실습교육을 받기 전 학생들은 이곳에서 영어로 수학·과학 등의 미국 교과과정과 토플,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등 자격증 수업을 듣는다. 김호진 매니저는 이 층에는 컴퓨터를 아예 없애 학생들이 이론 수업에 집중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의 책임자인 조셉 백 원장은 미국에서 10여 년 간 교육업계에 종사하다 젠지를 만나 e스포츠 교육사업에 참여했다. 조셉 백 원장에게 e스포츠 교육의 잠재력에 관해 물었다.

 

  - 아카데미 설립 계기는

  “체계적인 교육이 없으면 e스포츠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e스포츠를 긍정적으로 이끌어나간다는 목표도 있었다.

  한국에는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많지만, e스포츠를 향한 시선이 아직 곱지 않아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학생들이 e스포츠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개척하고 싶다.”

조셉 백 원장은 '학생 선발 과정에서 게임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려는 의지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말했다.

 

  - 어떤 학생이 e스포츠로 성공할 수 있나

  “e스포츠에서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열정이 중요하다. 신입생을 선발할 때도 학생의 열정을 최우선으로 본다. 게임 실력이 뛰어난 학생은 어차피 혼자 게임단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력이 선발에 중요한 요건은 아니다.

  많은 학생이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게임을 향한 열정을 혼동한다. 단순히 게임이 재밌다는 마음에 이곳을 찾으면 안된다. 게임을 통해 생산적인 무언가를 얻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e스포츠로 성공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인내심과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커리큘럼 구성이 궁금하다

  “e스포츠와 학업 두 가지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e스포츠 커리큘럼은 코치 출신 강사가 제작하는데, 게임마다 400쪽가량일 정도로 상세하다.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름의 체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업적인 커리큘럼은 엘리트오픈스쿨에서 제공하며, 미국 중등교육과정이다. 특강으로는 이론을 넘어 업계 지식을 가르친다.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추후 게임 마케팅,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등 e스포츠 관련 업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려 한다.”

 

  - 한국 e스포츠 교육환경을 평가하자면

아쉽게도 한국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미국의 경우 e스포츠 교육이 많이 성장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연결돼 있다. 한국은 대학들이 e스포츠 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과정은 없다. 대학들의 관심이 양질의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생을 끌어들이는 것에 있다는 점도 아쉽다.

  그래도 한국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 그것을 잘 가공해서 e스포츠 교육에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의 비전은

  “거시적으로는 한국 e스포츠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싶다. 지금은 학생이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다가 잘 안 되면 미국으로 대학을 가는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한국에 남아서도 계속 다른 기회를 얻도록 돕고 싶다. 여러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서 미래에는 아카데미 졸업생이 국내 대학을 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한다.”

 

최낙준 기자 choigo@

사진박상곤 기자 oct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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