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수다
보이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수다
  • 이다연 기자
  • 승인 2021.02.28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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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모더레이터 2인과의 인터뷰
모더레이터 최지웅(남·38) 씨
모더레이터 최지웅(남·38) 씨

 

모더레이터 김나리(여·40) 씨
모더레이터 김나리(여·40) 씨

 

 

대화 사랑하는 이들에게 매력 만점

강한 중독성에‘클라밸’찾기도

 

-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최지웅|“저는 부동산 스타트업 ‘호갱노노’의 개발자입니다. 클럽하우스 한국 커뮤니티 클럽 운영진이고요, ‘그대의 여행을 들려주세요’와 ‘신입생 환영회’의 모더레이터를 맡고 있습니다.”

김나리|“미디어 인큐베이터 오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콘텐츠 개발과 사업화, 그리고 기업의 뉴미디어 팀 신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클럽하우스에서는 ‘영상 미디어는 클하에서 수익창출이 될까?’, ‘미디어 인큐베이터의 오리지널 콘텐츠 멘토링’ 등과 같은 주제로 대화방을 만듭니다.”

 

- 클럽하우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최지웅|“제가 좀 얼리어답터 같은 면이 있어요. ‘목소리로만 할 수 있는 SNS가 있다고?’, ‘그리고 그 가치가 벌써 유니콘이라고?’ 이 두 가지만으로도 이미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올랐죠. 제가 클럽하우스를 시작한 1월 말엔 한국어 방이 전혀 없었어요. 이미 외국에서 접해보신 교포분들이 이곳에서의 문화와 사용법을 알려주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상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단체 통화를 하는 경험은 굉장히 강렬했습니다. 그래서 점점 빠져들게 됐던 것 같네요.”

김나리|“새로 나오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초반에 들어가서 열심히 써보는 편이에요. 처음엔 이 방 저 방 신기해하면서 다 들어갔고, 별별 TMI를 다 얘기했어요. 사람들이 방에 우글우글 몰려 있는 상황이 오랜만이기도 하면서 참 신기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렇게 쉽게 들을 수 있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어요.”

 

- 어떤 대화방을 택하거나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최지웅|“매주 금요일 ‘그대의 여행을 들려주세요’ 대화방을 진행하는 모더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코로나 시대에 여행도 못 가고 다들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매주 300여 명이 3시간 이상 얘기하고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인의 사생활을 말할 수 있는 방에 출입하다가, 점점 클럽하우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 뉴스나 영화, 책의 후기를 공유하는 방에 주로 들어갑니다. 평소 이야기를 나눴을 때 좋았던 사람의 방을 따라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냥 수평어(반말)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굉장히 의견교환이 활발한 방도 있었어요. 방 이름이 없어 스피커에 따라 대화 주제가 확확 바뀌는 대화방도 있었고요. 신기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김나리|“영화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방을 만들어서 영화 얘기를 많이 하곤 해요. 모더레이터가 아닌 그냥 스피커로 참여할 때도 많고요. 가장 인상깊었던 건 ‘인터브이 미디어와함께 하는 K-장녀방’이었어요. 저희 회사가 ‘인터브이’라는 콘텐츠에서 K-장녀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데, 클럽하우스 이전에는 인터뷰이를 찾는 게 엄청 어려웠어요.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건 굉장한 용기를 내야하는 일이니까요. 클럽하우스에서 이 주제에 대해 방을 만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개개인의 고민들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해주셨어요. 굉장히 새롭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어디 가서 이런 분들을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어요.”

 

- 사용하면서 느낀 클럽하우스의 단점은

최지웅|“중독성이 너무 강해요. 몇 시간씩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다 보면 생활 리듬이 꼬이기도 해요. 그래서 클럽하우스 내에서는 ‘현생을 챙기자’, ‘클라밸(ClubLife Balance) 챙기자’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기도 합니다.”

김나리|“모더레이터가 누구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게 무섭죠. 지루하거나 불편한 말을 하는 모더레이터도 있으니까요. 녹음기능도 없고 증거도 없다 보니까 폭력적인 말들이 오고갈 위험도 있어요. 이런 특징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요. 비폭력 대화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그냥 뱉어내는 날 것의 말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경계해야 할 것 같아요. 클럽하우스에 있으면 모더레이터나 스피커인 사람들의 말이 굉장히 중요하고 권위 있게 들릴 수도 있어요. 특히 업계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클럽하우스를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다 보니, 일반화의 오류를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라는 걸 새로 유입되는 이용자들이 알아뒀으면 해요.”

 

- 클럽하우스의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최지웅|“실시간으로 모르는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일단 재밌어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좋은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들으면서 일도 할 수 있고, 재밌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셀럽들이 클럽하우스에 대거 유입되면서 유명인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인기몰이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대화의 단절도 이유가 되겠네요. 2020년은 대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너무 힘든 한해였잖아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다들 대화에 대한 엄청난 갈증이 있었기에, 지속적으로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이 플랫폼이 반가웠어요.”

김나리|“편집하지 않아도 되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사람들은 그동안 글, 영상 등으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왔고, 콘텐츠를 편집해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냈죠. 블로그 글에 사진을 삽입하거나, 이미지를 보정하고 스티커를 붙이거나,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올리거나 하는 식으로요. 클럽하우스는 그냥 말만 하면 되니까 그 중 어떤 것도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또 반대로 아무 방에나 들어가서 듣기만 하면 되니까요. 요즘처럼 소통이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쉬운 게 최고인 것 같아요.”

 

글 │ 이다연 기자 idayeoni@

사진제공 │ 최지웅 · 김나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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