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지난 4일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가 지난 4일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학교 지부(지부장=김재년, 직노)와 2지부(지부장=황성관, 직노2지부)가 지난 4일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2일부터 시작한 피켓 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9월부터 6개월 간 진행된 노조와 학교 간 교섭이 결렬된 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를 통해 쟁의권을 얻은 결과다. 김재년 지부장은 “학교 측과의 원만한 합의 전까지는 철거할 계획이 없다”며 “천막 안에서 조합원들은 학교에 지속해서 대화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정중지 처분 이후 학교와 노조 사이의 공식적인 교섭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부터 진행됐던 학교와 노조 사이의 임금·단체협약과 후속 교섭은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직노는 정규직 직원의 근무처우 개선을, 직노2지부는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적 수당 지급 시정과 급여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요구를 바로 수용하기 어렵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서는 대화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박수근, 중노위)가 주관한 세 차례의 조정 회의에서도 학교와 노조가 타협을 이루지 못하자, 중노위는 1월 29일 조정 중지 처분을 내리고 노조에 쟁의권을 부여했다. 이에 노조는 투표를 거쳐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은 후 본격적인 시위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2일부터 서울캠퍼스 정문과 세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출근 선전 피켓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피켓에는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교 측에게 성실한 교섭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천막 시위와 더불어 피켓 시위도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김재년 지부장을 본부장으로 2월 1일 출범한 쟁의 대책본부는 당분간 투쟁을 이어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성관 지부장은 “앞으로도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차근차근 나아갈 예정”이라며 “이제 막 천막을 쳤으니 지속해서 농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관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인배 인력개발부 과장은 “노조의 요구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서 합의를 끌어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조은진 기자 zephyros@

사진│김소현 기자 sos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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