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을 포함해 21개 지역에서 시행되는 재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궐 선거,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이루어지는 선거는 우리나라의 수도와 대표광역시의 장을 뽑는다는 점에서 정치적 지형 형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기울이는 중이다.

  각 지역의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보면 현재 그 지역의 민심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단연 부동산문제를 언급할 수 있겠다. 2일 기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영선 후보의 경우 평당 1000만 원대의 반값 아파트를 주장했고,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도 토지임대부 공공주택을 통한 내 집 마련을 강조했다. 어느 후보든 간에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는 것의 고충과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산의 경우는 '가덕신공항' 이 최근 뉴스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는 화두이지만, 인구가 점차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활성화 또한 중점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이처럼 서울과 부산의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여당과 야당의 정면충돌 현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서울과 부산의 전임 시장들이 모두 성추문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과 함께 야권에서는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며 지지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해 여당에서는 대통령의 안정적 정책 수행능력을 보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의 경우 여당 심판론이 43.6%, 국정안정론이 42.9%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고 유권자들의 지지 정당이 선거 결과에 예상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 지역에서 논의되는 후보들 간의 단일화 문제도 현재 우리나라의 양당 기반 정치 특성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민주당의 경우 이미 시대전환과 단일화 논의를 끝내고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할 예정이고, 국민의힘의 경우 금태섭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입씨름이 펼쳐지고 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지나친 정쟁이 발생해서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박민형(문과대 중문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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