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온라인 학기가 시작됐다. 내겐 심드렁한 세 번째 학년의 시작이었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운 20대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고대신문 1919호의 1면에서는 2019학년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입학식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3월의 개강이 누군가에겐 설레는 입학이었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 이번 입학식은 미디어관 SBS홀에서 생중계로 이루어졌다. 취소되었던 작년 입학식 당시를 떠올리니, 어느새 학교 구성원들도 코로나19 시대의 소통법에 능숙해졌음을 느꼈다. 10면의 석탑춘추를 읽으며 입학식 기사 작성의 배경을 어렴풋이 떠올릴 수 있었다. 언론사의 입장에서, 각종 행사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상당히 곤란한 일이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영상을 어떻게 촬영해야 할지, 다른 행사들과 유사해 보이진 않을지 등 여러 고민을 낳기 때문이다해당 글에서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고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러한 솔직한 고백은 이번 고대신문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신문의 1면을 또 차지한 또 다른 기사는 직원 노조의 농성에 관한 글이었다. 오프라인으로 학교에 다녔다면 쉽게 알아챘을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해당 기사가 가져다주는 정보는 더 알차게 다가왔다. 해당 면의 나머지 부분으로 코로나19가 바꾼 도시공간의 역사에 관한 글이 실려 있었는데, 학교소식들로 가득 찼던 1면에선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3면 보도 부분에서 심리학부의 출범이 비중 있게 다뤄진 점도 흥미로웠다. 사실 이전부터 여러 차례 접해온 소식이기에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리학부 설립기념식과 나란히 기재함으로써 상당한 시의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교내 체육시설의 사용제한 역시 오랜 기간 문제시되어 왔던 사안인 만큼 기존의 정보보다 새로운 내용을 찾기 어려워 다소 아쉽기도 하였다. 12면의 사람들 부분에서 김한진 SBS PD와의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혔다. 특히나 이제는 텔레비전보다 유튜브와 더 친숙한 20대라면 익숙할 <제시의 쇼!터뷰>PD를 섭외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상당히 고려하였음이 느껴졌다.

  1919호에는 새 학기에 대한 설렘과 코로나 19로 인한 우려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었고, 지면의 낭비 없이 알차게 활용하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이번 학기도 코로나19의 영향 속에 있지만, 그럼에도 고대신문만의 역량을 펼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믿는다.

이은학(KUBS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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