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관계·산업계 전문가 모여

'넷제로' 달성 위한 논의 펼쳐

 

정래권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가 경제적 이득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래권 이사는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가 경제적 이득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본교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넷제로 2050 기후재단과 본교 경제연구소(소장=강성진 교수)가 공동주최한 ‘Net Zero와 녹색미래’ 학술대회가 열렸다. 넷제로 2050 기후재단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작년 11월 설립된 외교부산하 비영리 법인이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정혜선 배우, 최재춘 전 대한태권도협회 사무총장 약 70여 명의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축사를 맡은 한승수 넷제로 2050 기후재단 명예이사장은 2007년 UN사무총장 기후 변화특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화석연료를 이용한 과거의 ‘갈색성장’이 아닌 새로운 ‘녹색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파와 세대를 뛰어넘는 타협과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노웅래 국회의원이 각각 서면과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고, 엄우종 아시아 개발은행 사무총장은 원격연결을 통해 축하를 전했다.

 

  국내 탄소중립의 현주소와 발전방향 모색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체결된 ‘UN기후변화협약’ 이후, 국제적으로 탄소감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에 김용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미국과 유럽연합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의 탄소감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녹색보호무역주의에 의해 보복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 제고와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 글로벌 탄소시장 협력 등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김동환(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Net Zero 2050과 신재생에너지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가 늘어났지만 실질적으로는 현재 배출량이 겨우 유지되고 있는 수준” 이라고 지적하며, 탄소감축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전력이 2017년 북미에서 태양광 사업을 실시했다가 3년 만에 철수한 사례를 들며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ICT 기술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등의 재난에 대비한 전력망의 레질리언스 또한 강조했다.

  이형원 SK건설 부사장은 ‘Net Zero 달성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주제로 담론을 이어 갔다. 이형원 부사장은 “기업의 입장에서 무작정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면서도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다른 기업들의 탄소감축 참여를 독려했다. SK건설이 탄소중립을 위해 실시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SK건설은 국내기업 중 최초로 지난해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이외에도 수소 연료전지 발전과 에너지 라우터 사업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새 정책과 국민 및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

  이날 금한승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국장은 정부 내 환경정책의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기존에 목표로 했던 온실가스 감축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관련 법안을 발의 중이다. 2050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세워 기후변화영 향평가, 기후대응기금, 탄소중립위원회 등 대규모 개발 사업 또한 논의하고 있다. 금한승 정책국장은 “6월 말까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 계획”이라며 “각 산업 분야에서 의견수렴을 진행할테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정래권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비경제적이라는 고정 관념을 비판하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 이득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 아젠다를 던져 각 산업별로 글로벌한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도 덧붙였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 동감한다”며 이에 덧붙여 국민들의 참여 증진을 위한 지역특화산업을 제시했다.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와 김지훈 산수음료(주) 대표이사는 정부의 지원이 대규모 정책 이외의 측면에도 닿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각각 탄소중립 관련 인식의 개선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과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사용의 도입을 강조했다. 하승우 창원시 전략산업과 정책관은 창원시의 수소기반 에너지 사업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세계화에 우리가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승수 명예이사장은 행사를 마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기후재단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분석과 정책적 논의가 오갔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국제적 협력, 국민적 합의 도출 이외에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목표 또한 제시됐다.

  이날 체결한 넷제로 2050 기후재단과 본교 간의 MOU를 통해 양 기관은 향후 △기후·환경·에너지 문제 관련 협동연구 수행 △ 공동연구 및 상대 기관 연구사업과 프로젝트 참여, 자문 △연구 성과 공유 및 확산을 위한 국내외 학술행사 공동 개최 △각 기관과의 교류·협력을 통한 공익적 연구 활성화 △세미나, 심포지엄, 전문가 강의 참여 등에 상호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글 │ 이현민 기자 neverdie@

사진 │ 이윤 디지털콘텐츠부장 prof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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