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수요일에 투표하는 재보궐 선거일정이 시작되었다. 15번의 번호까지 부여된 12명의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잔여임기 1년의 시정을 책임질 서울시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다. 202239일에 예정된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202261일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시금석이자 전초전이다. 그만큼 국민의 관심도 뜨겁고, 여야 정치권의 사활을 건 선거전도 치열하다.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는 중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세대별 지지율에서 20대 지지율은 3배차에 달하고,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영선 후보가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일종의 해프닝이지만, 역사의 경험치가 더 많은 60대 이상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더 앞서지도 않는 것을 보면 논리적인 설명은 아니다.

  한국의 20대를 단일한 정치대오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부정할 수 없는 가정 환경이라는 선천적인 지위가 20대 개인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 사회적인 지위가 가족을 매개로 세습화되는 구조에 편입돼 있기에, 20대의 개인별 경험과 의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역대 최악의 실업률과 역대 최저의 결혼율은 20대가 살고 있는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주축으로서 10년 이상 주도권을 누려온 586세대와 20대는 다르다. 정치적 자부심과 경제적 이익, 사회적 정당성까지 모두 가져간 앞세대를 뒷수습하는 세대로서 20대가 남겨지고 있다. 이러한 20대를 두고 역사적 경험치를 따진다면, “당신은 20대 때 선배세대의 말을 어떻게 들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20대는 과거보다 순치된 청년세대이다.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부모세대인 586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20대는 이제 부모세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투표장에서 보여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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