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을 맞은 지난 5일. 본교는 116번째 생일을 맞았다. 고대 가족과 지역 주민들이 캠퍼스를 가득 채울 만큼 모여 왁자지껄하게 축제를 벌였던 이전 생일들과는 다르게 올해 ‘고대인의 날’ 행사는 간소하게 치러졌다. 역시 코로나19 때문이었다. 그래도 본교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한 고대인의 공적을 기리며, 고려대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돌이켜보면 우리 고려대학교의 지난 백여 년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불확실성을 마주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날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이다. 미증유의 전염병은 설레는 대학생활의 시작에 찬물을 끼얹었고, 가뜩이나 정해진 것 하나 없는 20대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애써 삶의 궤적을 지키려 고군분투했지만, 어느새 무기력이 온몸을 감싸기 일쑤였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친 걸까’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언제나 위기는 있었다. 그리고 고려대는 도전에 응하며 언제나 앞으로 나아갔다. 역경을 극복했다는 감동적인 역사는 비단 대학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이다. 모두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하더라도, 그럴수록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두렵더라도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그 역경이 삶의 거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강민서 취재부장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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