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시절, 1학년 세미나를 기한 내에 수강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F를 받게 될까 걱정하다가 용기 내 지도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었다. 교수님께서는 나의 부주의를 따끔하게 지적하시면서도, 관용을 베풀어 1년 동안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을 적어내라는 대체과제를 주셨다. 피드백과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으셨다. 돌이켜보면 소소한 해프닝이었지만, 어렵게만 느껴졌던 교수님도 학생을 아끼는 한 명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경험이었다.

  과거에는 마을 단위의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돼 동네마다 어른이 계셨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삶의 양식이 변화해 요즘은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권위적인 사고를 하는 어른을 비하하는 단어인 꼰대등이 흔히 사용돼며, 타인에게 관심을 두고 조언을 건네는 것은 꺼려지는 일이 됐다.

  이따금 우리는 어른의 지혜가 필요하다. 사실 꽤 자주일지도 모른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모르는 것도 고민도 넘쳐나지만, 자문을 구할 어른 한 명 찾기가 어렵다. 인생의 난관을 마주할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교수님께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비대면 시대에 더욱 멀리 있다고 느끼겠지만, 그들은 아마 제자라는 이유만으로 기꺼이 당신에게 지혜를 나눠줄 테다.

 

강민서 취재부장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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