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대형 악재를 회색 코뿔소라고 부릅니다. 어마어마한 빚이 대표적이고 주로 중국이 혼납니다. 우리나라도, 청년도 예외는 아닌데요. 뉴스에 일자리 얘기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얼마 전 뉴스입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고용 없는 회복이 일어날 수 있다.” 누가 말했냐고요. 일자리위원회, 한국고용정보원, 민주노동연구원, 대학에서 나온 사람들이요. 언제 어디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4년간 해보니 어땠는지 돌아보는 자리에서요.

  나랏돈(세금)을 풀어 사람들의 자산을 불리면 고용도 늘고 경제도 산다는 소득주도성장 실적을 돌아보는데 웬 코뿔소가? 고용 없는 회복이라. 코로나19같은 위기가 아니면 경제성장률은 플러스인 경우가 많으니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합시다. 일자리는 안 느는데 경제는 꾸역꾸역 큰다, 기업이 사람을 안 뽑는데 어떻게 경제가 클까. 인구 감소로 뽑을 사람이 줄고 집값과 교육여건을 이유로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려 지방엔 갈 데가 없어진다는데. 갈수록 태산이죠.

  그건 나라 사정이고 우리 살길을 찾아봅니다. 세계적으로 긱 경제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단기계약 위주로 돌아가는 경제라는 뜻이에요. 4차 산업혁명으로 인건비 아끼려고 기계를 쓰니 기업들이 사람 안 뽑죠. 우리나라처럼 노동비용이 비싼 데는 더 그렇습니다. 사람 뽑는 건 기업 마음인데 요새는 대기업들이 정규직 공개채용을 수시로 돌린다고 합니다. 구직자, 정규직 모두 긱 경제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산업구조 변화로 나를 뽑을(뽑은)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르니. 직업을 두 개 이상은 확보해야 집 사고 애 낳는 계획을 짜 볼 수나 있으니. 미국 노동부 장관도 우버·리프트 같은 플랫폼 기업 노동자를 직원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네요.

  제가 몇 달 전에 당구장 꿀잼 운운하는 글에 당구장 가서 놀면서 구직도 하는 쉬었음 인구가 늘길 바라본다고 적었습니다. ‘바라본다는 말에 숨기엔 상황이 엄중하네요. 바꿀게요. “당구장 가서 놀면서 구직을 해도 N잡러 쌉가능이면 되는데 아니면 조금 긴장해야 할 거 같다고요. 저도 그렇거든요. 퇴근하면 술 마시거나 야구만 트니까 N잡러 되기가 쉽지 않아요. N잡러 되기 싫으면 코뿔소에 받힐지 모른다 하니 우선 그런 말이 있다는 것부터 잊지 말고 살도록 합니다.

 

<깜빡>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