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기본 진리 중 하나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이다. 별도 태어났으면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질량이 큰 커다란 별과 질량이 작은 조그만 별 중 누가 더 오래 살 것인가?

사람의 경우는 신생아의 몸무게로 그 아이의 수명을 알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별의 세계에서는 태어날 때의 질량으로 그 별의 수명을 알 수 있다. 별의 질량이 2배 커지면 밝기는 8배가 더 밝아진다. 즉, 질량이 커지면 중심의 온도가 높아져서 수소가 훨씬 빨리 탄다는 얘기다.

질량이 태양 정도 되는 별은 약 1백억 년을 살고, 태양의 수십 배에 이르는 별은 1억 년을 채 못 살게 된다. 별들의 운명은 ‘굵고 짧게’ 아니면 ‘가늘고 길게’이다. 필자는 별처럼 살고 싶다. 물론 둘 중 어느 경우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태양은 지금까지 약 50억 년을 살아왔다. 그러니까 태양의 수명은 앞으로도 50억 년이 남은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별의 내부에는 무거운 물질들이 계속 쌓이게 된다. 온도가 1억 도가 넘게 되면 헬륨이 모여서 탄소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더 높은 온도가 되면 질소, 산소 같은 물질이 만들어지고, 10억℃ 이상의 온도가 되면 철이 만들어진다. 즉,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소들 중 철보다 가벼운 물질들은 모두 별 내부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별은 죽을 때가 되면 점점 부풀어오르게 된다. 이렇게 부풀어 오른 별을 적색거성(red giant)이라고 부른다. 별의 부피가 커지면 온도가 내려가서 붉은 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적색 거성의 단계에 이른 별은 그 지름이 처음보다 1백배 이상 커지게 된다. 태양의 경우 수성을 삼키고, 금성을 삼킨 후 거의 지구에 가까워지게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지구는 그 속에 삼켜지지 않더라도 지표 부분은 다 타버리고 말 것이다.

자, 그렇다면 죽을 때가 되어 부풀어 오른 별은 마지막에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 질량이 작은 별과 큰 별이 다르다. 질량이 태양과 비슷하거나 작은 별은 중심부분이 강하게 수축하게 되고, 껍질은 그대로 외부로 날아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백색왜성(white dwarf)이다.

아마 50억 년 후가 되면 태양은 백색왜성이 될 것이고, 그 이후 세월이 더 흐르면 이곳 태양계는 암흑의 세계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지구는 이미 빛이 사라진 검은 태양 둘레를 계속해서 돌고 있을 것이다. 만약 인류의 후손이 그때까지 존재한다면 그들은 고대 유적지를 방문하듯 어두운 태양계를 찾아 다 타버린 지구의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태양보다 큰 별들은 적색거성의 단계를 넘어서면서 ‘초신성 폭발’이라고 하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이 폭발로 인해 별에서 만들어진 많은 물질들이 우주로 퍼지게 되고, 그 물질들이 모여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만들게 된다. 즉, 지구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들은 별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속에서 태어난 인간도 역시 별의 부스러기인 셈이다. 인간의 뿌리가 별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주가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태형(충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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