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투자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증권시장은 물론이고 각종 해외 증시, 암호화폐까지, 이들의 재테크는 활동 반경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재무목표 1순위는 ‘주택 구입을 위한 재원 마련’이다. 고용시장은 경직됐고, 제대로 된 일자리 하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어지간히 괜찮은 직장을 얻어봐야 죽어라 일해도 근로소득만으로 내집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리 만무하다.

  2030세대가 바이오주, 암호화폐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이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펀드 등 안정적인 간접 투자방식으로는 당장 10년, 15년 뒤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현 50, 60대에 이르른 기성세대의 삶은 고단했을지언정 단순했다. 종잣돈에 대출금을 더해 집을 사고, 평생 직장을 다니며 평생 은행 빚을 갚았다. ‘안방만 내 거고, 나머지는 은행 거다. 은행 집에 세 들어 산다’고 한탄했을 테다. 그러나 그마저도 오늘의 20대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20대는 일찍이 재테크에 몸을 내던진다. 매일같이 널뛰는 재산 가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예측 가능한 우울한 미래를 넋놓고 기다리느니, 예측 불가능성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어보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하락세, 일론 머스크 트윗 한 줄에 폭락하는 비트코인 시세를 몇 년 전 늘상 있었던 주가 하락 보듯 바라볼 수가 없다. 이들 주식과 자산의 주인은 지난 1년간 기관과 외국인으로부터 50조 원가량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소위 ‘영끌’, ‘빚투’로 마련한 자금으로 투자한 2030세대의 꿈도 담겼다. 증시 부진과 각종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때면, 젊은 세대의 희망도 함께 깎여나간다.

  일찍이 자산 관리에 관심 갖는 밀레니얼 세대가 일견 대견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분명 젊은 세대의 우울하고 씁쓸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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