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파티’ 없는 개강이 익숙해져 갈 즈음이다. 과 단체 술자리조차 제대로 가져보지도 못한 코로나 학번은 왠지 마음이 울적해진다. 가수 마로니에가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도취해도 보라’ 하지 않았나. 다 같이 술잔을 부딪히는 것만 이 파티가 아니다.

  안암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자리한 바 ‘THE HUB’. 지하로 들어가면 조금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가게 내부에는 와인병과 코르크 마개, 미니 조명들이 어우러져 있고, 테이블마다 올려진 조화는 분위기를 돋운다. 내 취향에 꼭 맞는 R&B힙합도 흘러나온다.

  ‘THE HUB’에서는 맥주, 칵테일, 와인 등의 다양한 주류와 간단한 안주를 팔고 있다. 술 종류가 많아 무엇을 고를지 고민될 땐 사장님께 여쭤보자. 매번 다른 술에 도전해보는 재미도 있다. 오늘은 가게 이름과 같은, 이곳의 대표 칵테일 ‘더허브’를 시켰다. 손에 쥔 유리잔은 오묘한 노란 빛이 돌았다. 칵테일은 먹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곁들여 먹은 브리치즈구이와 크래커는 더욱 입맛을 감돌게 한다.

  모두가 신나하고 시끌벅적한 술자리는 당분간은 어려운 시국이다. 그렇다면 둘이서 개강파티를 열어보자. 이곳에서 둘만의 얘기를 나눠보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너와 내가 ‘우리’로 녹아든다. 벽면의 스크린에는 6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이곳도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공간, 둘만의 개강파티에 딱이다.

 

이성현 기자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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