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제도 점진적 정상화

한국과 달리 대면수업 많아

“마스크 안 써서 행복해요"

 

  코로나19로 제동이 걸렸던 교환학생제도가 다시금 정상화되고 있다. 국제처에 따르면 20211학기 합격자 131명 중 64명이, 20212학기에는 183명 중 118명이 파견됐다. 1학기 파견 인원이 전체 합격자의 50%도 되지 않는 것에 비해, 2학기에는 64%의 학생이 해외로 출국했다. 교환학생 활동을 취소하거나 중도포기한 학생의 비율도 1학기 약 51%에서 2학기 약 34%로 감소했다. 파견 인원이 증가한 이유는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해외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은성 국제교류팀 주임은 “2021학년도 1학기까지는 본교를 포함해 해외 많은 대학이 전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거나 교환학생을 받지 않았다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2학기부터 대면 수업하는 곳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상황 속 자신의 꿈을 위해 해외로 떠난 교환학생 6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도 꺾지 못한 로망

미국 UCLA 강의실 모습이다. 미국도 실내에선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UCLA로 파견 간 조익창(이과대 물리16) 씨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파견교를 선택했다. 그는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되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학기 시작인 9월을 기준으로 코로나19가 정상화될 국가 위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반면 파견교를 선택할 때 코로나19를 고려하지 않은 학생도 있었다. 김지윤(문과대 독문18) 씨는 오스트리아로 파견 갔다. 1일 기준 오스트리아의 인구대비 일일 확진자 수는 한국의 약 4.5배다. 그는 코로나19와 관계없이 가고 싶었던 학교에 지원했다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이후 한국에 있으나, 외국에 있으나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하은(자전 경영19) 씨는 20211학기 교환학생에 합격했다. 이탈리아는 당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였다. 그는 상대적으로 이탈리아보다 상황이 나은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지역으로 파견교를 바꿔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김하은 씨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연초 교환학생 재지원 시기에도 이탈리아를 선택했다. 백신 도입을 앞두고 있어 9월에는 상황이 나아지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짧거나 없어진 자가격리

  한국에 입국할 시 백신 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자가격리 기간 2주를 거쳐야 한다. 자가격리자는 방역 당국에 의해 철저히 관리된다. 하지만 해외는 자가격리 의무가 없거나 체계적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프랑스는 입국 시 자가격리 의무 지침을 없앤 상태다. 김희경(자전 정외19) 씨는 자가격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 파견 간 강민경(보과대 보건정책18) 씨는 머무는 곳의 자가격리가 의무는 아니었다학교 방침은 10일 정도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로 출국한 김하은 씨는 5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쳤다. 그는 자가격리가 한국과 다르게 체계적이지 않다대사관에 보낸 문의 메일 답변을 자가격리 마지막 날까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종료시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제출하라는 안내 서류만 받았다. 어디서, 어떻게 검사를 받아야 할지는 스스로 검색해봐야 했다.

 

낯설게도 학교가 학생들로 꽉 찼다

  해외 대학 대부분은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강민경 씨는 개강 후 2주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했다. 3주 차부터는 모든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됐다. 이때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하며 손 소독제 사용이 권장된다. 프랑스로 파견 간 김희경 씨는 수강 중인 수업 6개 중 3개가 온라인이며 전체 강의목록에는 오프라인 수업이 더 많다고 말했다. 유도와 요가 수업 등 체육 과목은 마스크 없이 대면으로 진행된다.

  이탈리아에 있는 김하은 씨는 격주로 대면 수업에 참여한다. 학번을 기준으로 반이 나뉘어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면수업이 아닌 주에는 블랙보드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수강한다.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학교도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에 파견 간 김지윤 씨는 아직 학교의 많은 수업과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수업뿐 아닌 다른 학교생활도 대면 활동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1학기에 프랑스 시앙스포로 파견 간 조윤익(자전 경영18) 씨는 대면으로 이뤄지는 ‘Welcome Program’이나 동아리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학기는 상황이 달랐다. 같은 학교로 파견 간 김희경 씨는 동아리 활동이나 타학생과의 교류는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이 진행된다동아리 차원에서 피크닉이나 카페 모임을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교의 활동 대부분도 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하은 씨는 학교에서 캠퍼스 투어, 아트 투어, 패션 투어, 축구 경기 관람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국제학생단체인 ESN에서 매일 *아페리티보(Aperitivo)나 국내 단기여행 등을 주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엔 캠퍼스에서 막스마라(Max Mara)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 기숙사 내 공용공간에서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파티하듯이 모여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파리 14구에서 열린 길거리 음악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학교 밖으로 나가 자유를 누리다

  각국의 완화된 방역정책과 함께 교환학생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김희경 씨는 공원 같은 실외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다밤늦게까지 파티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지윤씨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만으로 삶의 질이 향상됐다코로나 유행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일상을 갖게 된 것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자유로운 현지 상황 속 자신의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김하은 씨는 한국에서는 집에 혼자 있는 걸 좋아했다교환학생을 통해 대면 등교를 하고 주말마다 여행도 다니면서 더 활발한 일상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윤 씨는 파견교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가입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동아리는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았다. 그에게 지역 소재 오케스트라가 손을 내밀었다. 지역별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문화가 활성화돼있는 유럽에서 누릴 수 있는 교환학생의 특권이었다. 김지윤 씨는 오히려 더 좋은 단체와 공연장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을 표했다.

  유럽에서는 강력한 방역정책 대신 백신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그린패스(백신 접종 후 받을 수 있는 QR코드)’, 오스트리아는 ‘3G(Geimpft-백신 접종 완료, Getestet-검사 완료, Genesen-확진 후 회복) 인증서’, 프랑스는 백신접종증명 QR코드(Pass sanitaire)’를 실시하고 있다. ‘백신패스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식당이나 카페, 문화시설 등에 방문하려면 백신 패스를 보여줘야 입장할 수 있다. 김희경 씨는 한국에서 백신 2차 접종 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백신접종증명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없어 입국 후 며칠은 식당을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유행은 교환학생들에 작은 선물을 주기도 했다. 김희경 씨와 김하은 씨는 코로나19로 저렴하게 비행기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관광객 수가 줄어 여행 갈 때 더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희경 씨는 현재 대부분의 시간을 파리 관광지를 여행하며 보낸다. 조윤익 씨도 관광객이 전혀 없는 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어 큰 행운이었다평소 같으면 관광객으로 가득해 작품을 제대로 보기 어려운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의 한적한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행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아비뇽 연극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아페리티보(Aperitivo) : 식전 간단한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는 이탈리아 문화

 

글 | 류요셉·이원호 기자 press@

사진제공 | 조익창(이과대 물리16), 조윤익(자전 경영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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