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존중 위한 방법 모색

“기술 적용에도 다양성 고려”

연구팀 학생들은 대강당 김양현 홀에 모여 10개월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연구팀 학생들은 대강당 김양현 홀에 모여 10개월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제1회 대학원생 다양성 연구 공유회 ‘Think within, Talk across’가 8일 본교 대강당 김양현 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본교 다양성위원회(위원장=김채연 교수)에서 진행한 ‘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한 연구 공모전’의 성과를 나누고자 기획됐다. 공모전에서 선정된 다섯 개의 연구팀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각자의 학문 분야에서 다양성 연구를 진행했다. 각 팀의 대표자는 8일 공유회에 참석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다양성을 주제로 토론했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추후 행사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개인 사정으로 당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정희엽(대학원·교육학과) 씨의 연구 결과 역시 영상으로 공개된다.

  ‘TV 드라마의 가족 다양성 재현 분석’을 발표한 최은경(대학원·생활과학과) 씨의 연구팀은 2020년에 방영된 TV 드라마 67편을 분석해 주요인물 124명의 가족 특성을 파악했다. 드라마 내 가족 세대 구성은 여성가족부의 2020년 가족 실태 조사에서 파악할 수 있는 가족 구성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가 재현하는 1인 가구의 과반은 30대였다. 이에 대해 최은경 씨는 “50대 이상의 1인 가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는 다소 다르다”며, “미디어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적절히 재현한다면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현진(대학원·심리학부) 씨의 연구팀은 ‘레즈비언 정체성을 드러냈을 때의 침묵이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레즈비언의 정체성 자체보다는 레즈비언에 대한 사회적 반응이 레즈비언에 대한 관찰자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레즈비언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화에서 침묵이 나타나는 상황과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촬영한 후, 이를 실험 참여자들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실험 참여자들은 대화 속의 침묵에 불편함을 느꼈으며, 이는 레즈비언에 대한 부정적 태도에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또,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대화에서 침묵이 나타나는 경우 레즈비언임을 드러낸 사람들이 규범에 어긋난다고 느꼈다. 차현진 씨는 “사회는 다양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경(대학원·미디어학부) 씨는 이용자가 느끼는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에서 20대의 뉴스 이용과 참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대표적인 특징 중 가시성과 지속성은 20대의 뉴스 이용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대 이용자는 자신의 활동이 타인에게 노출된다는 가시성이나 기록이 남는다는 지속성을 자각할 때, 뉴스에 대한 반응을 주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젠더에 따른 뉴스 이용 태도의 변화도 발견했다. 다수의 응답자는 자신이 이용하는 플랫폼에 남성 이용자가 더 많다고 느꼈으며, 이에 따라 여성 이용자들은 뉴스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우진(대학원·컴퓨터학과) 씨는 인공지능이 흑인에 대한 편향된 결과를 도출하는 사례를 제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기계학습 데이터에서 특정 성별·인종 그룹의 분포가 불균형할 때는 불공정한 기계학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우진 씨의 연구팀은 기계학습 모델의 훈련 과정에서 결과적 공정성을 갖추지 못한 데이터 그룹에 대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시킴으로써 불공정을 완화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김우진 씨는 “인공지능 기술 적용의 과정에서 개개인의 가치가 배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2부에서 다양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2부에서 다양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2부에서는 참가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의 사회를 맡은 이주연(다양성위원회) 연구교수는 참가자들에게 참여 소감과 연구과정 전반에 대해 질문했다. ‘다른 연구팀과 협업한다면 어떤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최은경 씨와 차현진 씨는 "TV 드라마가 수용자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연구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우진 씨는 이하경 씨의 연구에 대해 “뉴스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플랫폼을 개발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교수는 “개개인의 분야를 넘어 다양성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글 | 엄선영 기자 select@

사진 | 최혜정 기자 jo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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