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작업부터 MV까지

19일 유튜브 업로드 예정

 

TERRA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랩을 하는 중이다.

 

  2년 연속 고연전 취소에 아쉬움이 큰 고대생들을 위해 힙합정기전이 돌아왔다. 올해 시즌 8을 맞은 힙합정기전은 양교의 친목을 위해 고려대와 연세대가 음악과 영상으로 겨루는 힙합 디스전이다. 본교에서는 중앙흑인음악동아리 TERRA(회장=윤찬영)가 대표로 참여해 노래 ‘거리’를 공개한다. ‘거리’는 고대생의 거리인 안암을 뜻하는 동시에 상대편 연세대와의 거리를 의미한다. TERRA가 준비한 이번 곡의 키워드는 ‘가족’이다. 프로듀서 정준혁 씨는 “이번 정기전에서는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2달 동안 TERRA가 걸어온 ‘거리’를 따라가 봤다.

  지난 8월, TERRA는 프로듀서 선발로 힙합정기전 준비를 시작했다. TERRA에 소속된 프로듀서 중 정기전 참여를 원하는 프로듀서는 비트를 만들고, 래퍼들의 투표를 통해 대표 프로듀서가 선출된다. 래퍼들은 프로듀서가 지정한 비트 위에 벌스(Verse)와 훅(Hook)을 각각 하나씩 넣은 최소 16마디의 음악과 본인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자유곡 한 개를 만들어 작업물을 업로드한다. TERRA 구성원들은 투표로 이번 정기전에 어울리는 4명의 래퍼를 선발했다. 프로듀서에는 정준혁(문과대 영문16, 프로듀서 네임=VYLYNN HOUSE)이, 래퍼에는 김봉경(문과대 철학17, 랩 네임=bcitybowie), 윤찬영(공과대 건사환19, 랩 네임=ottoyoon), 임건(공과대 건사환20, 랩 네임=Qualife), 정예인(문과대 영문19, 랩 네임=echo)이 선발됐다.

  본격적인 작업은 8월 중순에 시작됐다. 먼저, 프로듀서의 비트를 듣고 파트를 분배하여 각자 가사를 쓴다.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가사를 내뱉는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지며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디스전이라는 힙합정기전 성격에 맞춰 디스 요소를 만드는 것에도 힘을 썼다. 래퍼 정예인 씨는 “실제 활동하는 래퍼의 디스곡들을 많이 찾아봤다”며 “과거 정기전 또한 찾아보면서 이번 정기전의 디스 요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후 각자 파트는 본인이 맡아 작사하고, 회의를 통해 가사를 수정해 나갔다. 결국 갖은 우여곡절 끝에 최종 결과물은 뮤직비디오 촬영 이틀 전에 완성됐다. 색이 다른 각자의 음악을 하나의 곡으로 뭉치기는 쉽지 않았지만, ‘함께’라는 힘이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래퍼 김봉경 씨는 “혼자였다면 못했을 것 같다”며 “가볍게 제시한 아이디어가 회의를 거쳐 좋은 결과물로 나오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밝혔다.

  노래를 완성하고 실제 음원에 필요한 녹음은 전문 녹음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전문적 스튜디오에서의 녹음은 처음이라 다들 긴장했다. 녹음 과정에서도 노래는 계속해서 수정됐다. 래퍼 임건 씨는 “녹음 중 호흡이 달려 NG가 났었는데, 오히려 더 좋게 느껴져서 그대로 쓰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Wonderwood 촬영 감독이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화면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30일과 31일에는 뮤직비디오 촬영이 진행됐다. 30일, 오전 10시 파주의 한 방송센터에 모인 래퍼들과 원더우드 촬영 감독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촬영팀은 조명과 음향 등의 장치를 확인했고, 래퍼들은 대기실에서 전문가의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받았다. 가장 먼저 촬영을 시작한 래퍼는 김봉경 씨였다. 처음 서 본 카메라 앞에서 어색함도 잠시, 같은 장면을 수없이 찍으면서 곧 프로 래퍼 같은 모습이 보였다. 길어지는 촬영 시간에 지치기도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날은 3시간 정도의 스튜디오 촬영을 끝내고 장소를 옮겨 야외 촬영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이틀간 파주와 고양 등 다양한 장소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

  정기전에 참여한 윤찬영 TERRA 회장은 “동아리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책임감에 부담도 있었지만, 팀원들과 즐거운 작업이 버팀목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래퍼 김봉경 씨는 “정기전을 위한 녹음본만 40개 이상이 된다”며 “영혼까지 갈아 넣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TERRA의 ‘거리’ 뮤직비디오는 19일 유튜브 채널 ‘Wonderwood’에 업로드 예정이다.

 

글 | 김시현 기자 poem@

사진 | 최혜정 기자 jo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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