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

 

  올해로 고대신문이 창간 7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47년 11월 3일, 광주학생운동 기념일에 고대신문은 창간호를 발간했습니다. 그로부터 74년. 고대신문은 언제나 고대인의 곁에서 다양한 학내 소식을 전하고 시대적 과제를 공론화하는 대학언론의 길을 길어왔습니다. 날카로운 비판정신으로 고대신문은 우리 대학과 한국 사회가 서 있는 자리를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동안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이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어온 학생기자, 주간 교수, 지도위원 그리고 고대신문 동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창간 74주년을 맞아 그동안 고대신문이 수행해온 역할과 기능을 성찰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고대신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언론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가 한국 고등교육의 첫 장을 열었듯이 고대신문은 한국 대학언론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창간 이래 학생이 주체가 되어 만드는 신문으로써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겸비하며 대학언론의 전형이 되었습니다.

  고대신문이 추구해온 혁신과 창의의 정신은 지금 우리 시대에 더욱 절실히 요구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신기술의 출현과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는 지금 우리에게 정체는 곧 퇴보이자 파멸입니다. 고대신문은 내용과 형식에서 더 높은 창의성을 발휘해 고려대학교에 변화와 혁신의 기운을 불어넣는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 고대신문은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을 추구하면서 주변 사람 모두를 친구로 만드는 고대문화, ‘고대다움’을 구현해 왔습니다. 고대신문은 지난 74년 동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를 한 번도 외면하지 않고 냉철하게 인식하고 변혁을 이뤄내는 비판적 지성인의 광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매주 월요일 발행되는 고대신문에는 고대생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적 대학문화가 충실히 담겨 있으며 당대 최고의 지성인 고려대 교수들의 학문적, 교육적 성과와 성찰이 읽는 이에게 큰 각성을 주고 있습니다. 고대신문은 앞으로도 학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으며 사람 중심의 고대문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아울러 학내 언론으로서 고대신문은 고려대학교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습니다. 고대신문의 기사 하나하나는 곧 우리 고려대학교의 역사 기록입니다. 고대신문 기자는 곧 고려대학교의 사관(史官)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 오늘날 갖는 가치를 생각하면 고대신문 매호 매호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려대학교 역사에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학생기자들이 분투하며 매주 발행하는 고대신문의 가치는 더욱 높고 소중하다고 하겠습니다.

  머지않은 날에 다가올 고대신문 지령(紙齡) 2000호, 2025년 고려대학교 개교 120주년 등 고대신문과 고려대학교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하여 고대신문은 고려대학교 역사기록자로서의 소명을 충실히 실천할 것이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새롭게 출현 하는 신기술을 활용하여 또 다른 도약을 이루어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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