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호는 고대신문의 74주년 창간 기념호로 평소보다 많은 20면으로 구성됐다. 창간 74주년을 맞이한 고대신문은 학보사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고민이 깊어 보였다. 1면에 이어 4~6면에 걸쳐 고대신문을 돌아보는 기획물로 채워졌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은 학보사. 모든 학보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일 테다. 필자 역시 편집장을 맡은 기간 내내 했던 고민이기도 하다. 4~5면은 단순히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넘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던 시도가 돋보였다. 각종 전문가부터 1980~2010년대 편집국장 그리고 독자들에게까지 물어 학보사가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담아냈다. 분명 고대신문의 발전에 있어 피가 되고 살이 될 만한 조언들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독자들에게 좋은 기획물이 될지는 또 다른 문제다. 독자들이 신문을 찾는 이유는 주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얻기 위함일 테다. 이번 기획을 놓고 생각해보자. ‘고대신문의 이야기는 창간기념호란 특수한 지면에 어울려 보일지 몰라도 정보로서의 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다. 이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이 아쉽다.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더욱 다양한 기획으로 창간 74주년을 축하하면 어땠을까.

 ‘사람들이란 코너의 다시 만난 사람들특집은 무척 독특했다. 과거 사람들코너의 인터뷰이와 다시 만나 나눈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1936호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연재, 문예공모, 사진 기획, 축사를 제외한 12면 중 6개의 면이 인터뷰 기사로만 채워져 있다. 보도 기사를 제외했을 때 대부분의 기사가 인터뷰 형식이었단 소리다. 인터뷰 기사 속 인터뷰이의 삶은 독자들에게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은 넓은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 인터뷰 기사는 기사로서 갖는 역할이 분명하고, 지면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이렇게나 많은 비중을 차지한 1936호는 결코 좋은 기획이라 할 수 없다.

  고대신문의 이야기와 인터뷰 기사들로 채워진 이번 지면은 독자들이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외부 집필진인 필자는 창간 기념호의 기획 방식을 알지 못하기에 이러한 비판이 부적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껏 기대에 부풀어 창간 기념호를 집었을 독자의 마음을 상상하며 적은 이 글이 고대신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강수민(성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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